그러라고 강성옥씨가 사흘간의 청소 대장정 끝에 작업실 겸 내 방을 만들어줬다. 오늘은 계획에 조금도 어긋나지 않게 지냈다. 오후 2시 56분까지.
“작가님, 어디세요?”
한길문고 보라 씨였다.
“집이에요. 왜요?”
“어떤 분이 사인받으러 오셨는데 어떡할까요?”
20분 안에 간다고 해놓고선 13분 만에 도착했다. 서울에서 오셨다는 길상효 작가님은 한길문고 카페에 계셨다. 전주에서 내리 사흘간 총 7회 강연을 하는데, 일부러 짬을 내 군산까지 오셨다고 했다.
문필업의 세계에서 완전 쪼렙인 사람을 어떻게 알게 된 걸까.
나는 의아함을 참지 못하고 물었다. 작가님은 <내 꿈은 조퇴>부터 알았다고 했다. 신간 나올 때마다 읽어서 송해 선생님 돌아가셨을 때 ‘전국 노래자랑’을 좋아했던 우리 수산리 아버지 생각이 났다고 했다. 작가님은 “배지영 작가님과 한길문고를 뵙게 된 저는 성덕입니다!”라고 써주셨다.
“길상효 작가님, 방탄 좋아하세요? 저 방탄 칠필사인 CD 있어요. 히히. 자랑이에요.”
하루 내내 누워있어서 미친 걸까. 감격한 거에 맞지 않게 너무나 뜬금없는 말이 튀어나왔다. 얼마나 더 똥멍청이 같은 말이 나올지 몰라서 서둘러 헤어졌다.
길상효 작가님은 공대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영화학을 공부했다. SBS 드라마 극본을 썼고, 동화, 청소년소설, SF소설, 그림책 번역 등 수십 권의 책을 펴냈고, 비룡소 문학상을 받았다(예스24 참고). 나한테는 <깊은 밤 필통 안에서> <까만 연필의 정체> <점동아, 어디 가니?> 사인본과 강연 때 굿즈로 쓰는 연필 30자루를 선물해주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