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by 배지영

교사가 아이들에게 주는 힘을 믿는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 못 가다가 몇 달 만에 강썬님이 등교할 때는 학교와 선생님들의 위대함을 가슴에 사무치게 새겼다. 평일 아침마다 자가진단 체크하면서 여전히 감사하고 있다.


보충 수업 안 받고 집에 가서 밥하고 싶다는 제규에게, 그러라며 영어로 쓴 레시피 노트를 1년간 검사 맡아준 윤용호 선생님 덕분에 <소년의 레시피>가 나왔다. ‘일반고에서 홀로 외롭지만, 맛있고 건강한 음식을 요리하듯 자신의 삶을 요리하는 소년’은 무사히 청년이 되었다.


고등학생 때 나는 ‘인간은 자기 발전 지향적 존재로 자기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활동을 통해 발전해 간다’ 는 심리학자 로저스의 철학을 다양한 방법으로 깨우쳐주신 최승우 선생님 덕분에 컴컴한 데로 처박히지 않았다. 매주 토요일 오후에 글을 쓰거나 몸을 썼고 여름방학에는 지리산 종주를 했고 이타심과 호연지기를 익혔다.


군산지역 국어교사 모임 초대를 받았을 때 좋았다. <소년의 레시피>만으로는 부족한 것 같은데,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이 있어서 다행이었다. 앞날을 내다본 듯 글쓰기 에세이를 쓰라고 제안해준 사계절 출판사 편집팀이 새삼 고마웠다. 서로 다른 책이지만 세계관은 연결되어 있어서 하나의 강연 프로그램으로 묶을 수 있었다.


임용 1년차, 2년차 선생님들과 교직 10년 넘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유익한 것을 계속 공유하고 토론해 오셨겠지. 퇴근하고 피곤한데도 모였는데 강사에게 질문받을까 봐 맨 앞자리를 꺼려하는 모습에서 진정한 매력을 느꼈다. 강연 끝나고 땡! 해산하지 않았다. 책을 읽고 미리 작성해놓은 질문이 있어서 둘러앉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제규가 그랬듯, 먼 옛날에 내가 그랬듯, 선생님들의 관심과 애정 덕분에 아이들은 조금 더 용기를 내겠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은 무언가를 하는 어른이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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