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를 이루고 있는 것들 중에서 좋은 건 고등학교 때 동아리 선생님이 준 거예요. 자아성찰, 이라는 동아리는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에 모여서 몸을 쓰거나 글을 썼어요. 심리학자 로저스가 주장한 ‘인간은 자기 발전 지향적 존재로 자기 스스로 느끼고 깨닫는 활동을 통해 발전해 간다'는 것에 바탕을 둔 프로그램이었다고 나중에 선생님이 알려주셨죠.
선생님은 2년 전에 은퇴하셔서 시간이 많이 남는다고 하셨어요. 일주일에 두 번 도서관 봉사 갔다 오면 현직 교사인 아내 퇴근할 때까지 산책하고 청소 좀 하고. 인생이 무료하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글 쓰면 재밌을 거라 했고, 선생님은 진짜로 글을 보내왔어요(유일하게 개인적으로 봐 드림). 저는 선생님 글에 약간의 피드백을 하고 다시 숙제를 내주죠.
선생님은 언제나처럼 열정적이시고 저는 언제나처럼 일이 느리고 그래서 바로바로 답장은 못해요. 선생님은 물론 이해해 주시고요.
지난 주말 선생님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을 다시 읽으셨다고 했어요. 글을 쓰게 되니 보이는 게 많아졌다고요. 히히. 그만큼 좋은 책이라는 거시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