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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와 에세이 사이
호소
by
배지영
Nov 21. 2022
시간 빠듯한데 차에 시동을 걸 수 없었다. 지하주차장에 거주하는 고양이들이 내 자동차 보닛 위에서 식빵을 굽고 있었다. 사람은 나뿐이라서 눈치 안 보고 굽신거렸다.
“냥이님들, 아줌마 가야 해요.”
“이러다가는 아줌마 늦습니다.”
“깜깜해지기 전에 들어올 테니까 좀 비켜주세요.”
꿈쩍하지 않았다. 다가가면서 사진을 찍어도 그러거나 말거나 하는 나른한 표정으로 나를 봤다. 덩치는 커도 생각보다 어린 고양이들일 수 있다. 나는 꼬마들의 언어로 호소했다.
“이거 아좀마 차야. 아좀마 가도 돼?”
아좀마, 라는 말에 고양이들은 반응했다. 사뿐히 내려서는 나를 봤다. 약속을 지키라는 뜻인가. 나는 해 떨어지기 전에 돌아왔다.
#지하주차장고양이
#아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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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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