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책들은 저마다 일종의 은밀한 귀소본능이 있어서 자기한테 어울리는 독자를 찾아가는 모양이에요. 그게 사실이라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요.”
-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 20P
<소년의 레시피>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면> <환상의 동네서점> <서울을 떠나는 삶을 권하다> <남편의 레시피>가 어떻게 동탄 카페 ‘에데니코’를 찾아갔는지 모르겠다. 덕분에 나는 ‘에데니코’를 운영하는 최열국님, 아내 김미현님에게 점점 친밀함을 느꼈다.
지난 토요일에 최열국님과 김미현님은 이틀 동안 카페 문을 닫고 군산에 왔다. 한길문고에서 배지영 작가 글쓰기 강연을 듣고, 현지인들이 가는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내항 비어포트에서 맥주를 마시고, 게스트하우스 ‘이웃’에서 자고, 원도심을 걷고, 추위를 녹이려 카페에 들러 책을 읽었다.
일상으로 돌아간 최열국님은 나한테 에데니코 드립백을 맛있게 추출하는 법을 알려주었고, 미현님은 유난히 맛있는 귤을 먹다가 한길문고를 떠올리고 말았다. 탱글탱글하고 달콜한 귤 한 박스는 한길문고에 택배로 도착했고, 서점 직원들과 우리 식구들은 귤을 까먹으며 가본 적 없는 에데니코를 생각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이야기는 해피엔딩 아니에요. 귤 다음에는 천혜향, 딸기, 살구, 자두, 딱복, 아오리 사과, 추황배가 맛있어진다. 그때마다 한길문고를 떠올리는 김미현님의 살림은 얼마나 어려워질 것인가. 이제는 자제와 절제, 인내를 받아들일 시간이다.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