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만 호소하는 나는 발딱 일어나서 식탁으로 간다. 물 한 잔 마시고 바로 아침밥을 먹는다. 강성옥 씨는 이거 먹어라 저거 먹어라 분부를 내린 다음에 옷 갈아입고 공복 상태로 출근한다.
강성옥 씨는 어제 출장 가서 안 돌아왔다. 덕분에 오늘은 오전 9시까지 자고 밥 안 먹었다. 아침 과식에 길들여진 나는 뭐라도 먹어야 했다. 그래서 #후아후아브레드 갔지요.
‘후아후아 브레드’ 앞에서는 꼭 염탐한다. 알바생 있는 날에는 젊잖은 아주머니처럼 들어가고, 이산하 파티셰만 있으면 우리 민족의 스웩이 담긴 어깨춤을 추며 들어간다. 이산하 파티셰도 수줍은 어깨춤으로 나를 맞는다.ㅋㅋㅋㅋㅋㅋㅋㅋ
이제 막 깜빠뉴가 나오는 시간. 너무 맛있겠다. 중2님 햄버거도 사야 하니까 가는 길에 ‘행복한 치과’ 들러서 데스크 선생님한테 깜빠뉴와 치아바타 드려도 좋을 것 같았다.
“치과 어제부턴가 휴가일걸요.”
얼마 전에 행복과 치과에서 치료받고 스케일링까지 한 이산하 파티셰가 말했다. 데스크 선생님이 빵 사러 와서 말씀한 것 기억난다고. 그러고보니 나도 중2님 충치 치료 때문에 언제부터 치과 휴가냐고 데스크 선생님한테 물어본 기억이 났다. 같은 치과 다니는 건 이래서 참 좋다.
후아후아 브레드는 발효빵을 만든다.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빵 가게라서 오래 머물 수는 없다. 그래도 눈치껏 버팅기며 휴가, 살아가는 일의 기쁨과 슬픔, 식구들 얘기를 나눴다. 아! 한동안 못 본 강제규님의 소식도 들었다. 사촌누나네 카페 #르클래식 에서 디저트 만드는 강제규님이 얼마 전에 산하 누나가 만드는 발효빵 먹고 싶다며 찾아왔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