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지나가는, 저녁에 가까운 오후였다. 퇴근하는 강제규 님은 자동차에 시동을 걸었다. 잦아들지 않은 빗줄기 때문에 후방이 잘 보이지 않아서 조심스럽게 차를 움직였다. 그때 뭔가 다른 차와 살짝 닿는 느낌이 들었다.
심장이 요동치는 강제규 님은 시동을 끄고 나갔다. 날렵하고 멋진 외제차였다. 앞 유리에는 차주의 전화번호가 있었다. 강제규 님은 차주님에게 전화를 했다. 그분은 르클래식에 커피 마시러 온 손님이었다. 강제규 님은 카페로 다시 들어가 차주님에게 말씀드렸다. 그러고나서 다음과 같은 문자를 보냈다.
(오후 6시 32분) 강제규 : 차주님, 아까 카페 직원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혹시 차후에 문제 있으면 꼭 이 번호로 연락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정말 죄송합니다.
(오후 7시 18분) 차주 : 네~ 집에 와서 물기 닦고 자세히 보니 코팅이 좀 벗겨지긴 했는데^^: 많이 티 안 납니다. 그냥 타고 다녀도 되겄습니다. 초보 때 저도 그런 경험 있어서 마음이 어떨지 압니다. 괜찮습니다.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오후 8시 20분) 강제규 : 넓은 아량 베풀어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정말 조심해서 운전하겠습니다. 심려 끼쳐 드려서 죄송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