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짜 보통 절약가가 아니다. 디저트 카페에 간다 해도 똑똑해지고 싶을 때만 혼자서 디저트 2개 먹는다.
절약가답게 돈 안 들이고 영특해지는 방법을 알고 있다. 약간 위험하긴 하다. 감나무에서 떨어지거나 논에 물 댈 때 번개가 왼쪽 어깨로 스쳐 지나면 된다. 나무에 오를 근력과 평형감각이 떨어지고 번개 치는 날에 꼼짝하기 싫은데 겁나 똑똑해지고 싶다면? 르클래식 디저트를 한꺼번에 2개 먹으면 된다. 기분이 좋아지면서 순식간에 난제를 풀고야 만다.
8월 4일 일요일, 낮 12시 14분이었다. 체감온도 35도 이상, 야외 활동 자제,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라는 폭염경보 안전안내문자를 받고도 외출할 수밖에 없었다. 집에 원두도 떨어졌고 아인슈페너도 마시고 싶어서 디저트 카페 르클래식 갔다.
나는 갓 나온 빵과 케이크에 눈이 돌아가지 않는 강한 사람. 다만, 너무 예쁜 한 사람이 눈에 밟혔다. 그 예쁜 사람에게 보낼 디저트 몇 개를 고르고 나니까 34,000원쯤. 절약가니까 카드 결제하지 않고 모바일 지역상품권으로 결제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났다.
진짜 보통 절약가가 아닌 나는 8월 모바일 지역상품권(10% 할인)을 풀충전했다. 절약에 누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난 결제 내역을 훑어봤다. 카페, 서점, 주유소만 다닌 확실한 절약가였지만.
아, 놔!
폭염경보 문자 오던 일요일에 르클래식에서 344,300원 결제.
왜 0을 하나 더 붙인 걸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똥멍청이가 된 이유를 모르겠다. 폭염 때문인지, 디저트 1개만 먹어서인지.
이 긴박한 난제를 풀고 싶지만, 르클래식 여름 휴가.
전서연 사장님, 한국 돌아오면 연락주세요. 저 진짜 똑똑해져서 문운을 빌어야 해요. 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