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15. 230510
요가지도자과정의 ‘철학’ 수업을 처음 접했을 때, 두꺼운 책을 끼고 어려운 단어들과 마주하며 언어를 해석하는 딱딱한 이미지를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요가철학 과제를 마무리하며, 100일 간 첫인상과 전혀 다른 공부를 했구나 싶습니다.
로빈 선생님께서 ‘요가철학은 아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이란 멘트를 항상 덧붙이셨어요. <야마 니야마 정의와 실천> 과제를 끝내고 나니 그 말이 더 와닿는 것 같습니다.
작게는 아힘사를 실천하고자 붉은 고기를 멀리하는 식습관을 이어가고, 생분해성 핸드폰 케이스를 구매하고, 오늘은 회사 동료와 함께 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이슈와라 프라니다나를 떠올리기도 했어요. 스스로 정립한 생각과 동료의 생각이 겹치면서도 다른 부분이 있는 게 흥미로웠습니다. 이런 걸 발견하고 알아가는 재미도 생겼네요.
가장 소중한 것은, 일상의 작은 순간에서도 알아차림을 통해 배움을 찾는 세심함을 갖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엊그제 두 번째 수업을 했는데요. 수업 내내 나의 몸과 숨을 바라보라고 말하며, 나의 몸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보자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끝나고 수강생들이, “재밌었어요! 그런데 내 몸은 너무 뻣뻣해요” “나는 다리가 짧아서 자세가 안 예뻐요” “내 몸은 너무 굳어버려서 안 돼요”라는 말들을 하는 거예요. 그 순간 ‘망했다’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요.
집으로 돌아오는 길,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수업 내내 숨을 쉬라고 말하면서 정녕 나는 숨을 쉬고 있었나? 동작을 이어가는데 집중한 나머지 진심을 담지 않은 말을 무의식적으로 뱉지는 않았나?
사트야를 공부하며 스스로에게 진실하자고 다짐했던 순간이 떠올랐습니다. 듣기 좋은 말을 청산유수로 쏟아내는 것보다 그날 정말로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자. 오늘의 진심, 그 순간의 진심을 전하자는 다짐을 곱씹었습니다.
순간순간이 배움의 연속인 것 같습니다. 지도자과정은 이제 끝이 나지만 여전히 내면에서 올라오는 질문은 끊이지 않고, 물음표는 갈수록 더 많아질 것 같아요.
앞으로 토요일마다 만나던 스승님과 도반들의 얼굴을 정기적으로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조금 두렵고 외롭기도 하지만, 여태 야마, 니야마를 경험으로 남긴 기록들은 앞으로 수련과 안내를 하며 흔들릴 때마다 꺼내볼 수 있는 나침반이 되어줄 거라 생각합니다. 비단 요가뿐만이 아니라 제 삶 전반에서 커다란 방향성을 제시하는 개념이 될 것 같아요.
이번 과정 동안 남긴 야마, 니야마의 정의는 앞으로 수련하면서 더 확장되거나 바뀔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흐름은 계속되는 실천 아래 저만의 해석을 덧붙여나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좀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발전된 경험을 나누기 위해 야마 니야마 수련을 이어갈 예정입니다. 제게는 그래서, 야마 니야마 수련이 필요해요.
어떤 개념을 외우고 책상 앞에서 공부하는 방식이 아닌, 경험하는 철학 과제를 주신 선생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Namas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