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회고록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요가안내자 옥돌 Feb 18. 2024

24시간이 모자라

2월 3주 차 회고록

“나 마포 살아~” 이게 하고 싶어서 마포구로 이사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포에서 20평짜리 투룸에 산다니. 거실도 크고 볕도 잘 들어서 이렇게 좋은 집을 어떻게 구했나 싶다.


예루산렘 OPEN

같이 사는 언니랑은 만난 지 4개월 밖에 안 됐지만 죽이 척척 맞다. 일단 취향. 아름다운 것을 바라보는 미적 기준이 비슷하다.

같이 당근으로 가구를 보거나 오프라인으로 쇼핑을 가면 “엇!?” 하면 따라서 “엇!!!” 하는. 이런 동거인과 함께 살게 된 게 정말 천하의 행운인 것 같다.

아! 우리 집 이름은 <예루산렘​>이다. 충남 예산에서 만난 두 여자가 마포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을 예정이다.(@yerusanlem​)

언니는 INFJ, 나는 INFP인데 비슷하면서도 다른 성향이 있어 서로 보완이 된다. 언니는 정리를 잘하고 나는 정돈을 한다. 언니는 물건의 자리를 착착 만드는 걸 잘하는데(내가 못하는!) 나는 눈앞에 널브러져 있는 물건을 제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나는 불도저 같은 추진력이 있는데, 언니는 나름의 “J ” 성향으로 계획을 세우고 점검하는 걸 잘한다.

언니도 나도 사람을 좋아해서(만나고 나면 에너지 충전이 필요한 내향인이지만) 얼른 집을 꾸며서 사람들을 초대하기로 했다. 일단 옆집 언니들한테 떡부터 돌려야 하는데..

아직 오랜 시간 지내본 건 아니지만 코드가 굉장히 잘 맞고(하루 최소 5번은 바닥에 뒤집어져서 웃는 것 같다) 다른 점은 보완되는 게 느껴져서 같이 사는 게 걱정이 안 된다. 개그코드가 하도 잘 맞아서 같이 있기만 해도 배가 찢어질 것처럼 웃는다.

요즘 일상이 코미디고 콘텐츠라 유튜브를 안 본다. 그냥 현생 사는 게 너무 재밌다. 오늘은 다이소 털어야지.


수덕사 템플스테이


예산 수덕사에서 2박3일 템플스테이​를 하고 왔다. 사찰 프로그램이 너무 빡빡해서 오히려 쉬는 기분이 안 들어서 같이 간 언니랑 자체적으로 휴식을 만들어서 땡땡이치고 비움을 실천했다. 덕분에 온전하게 자유롭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왔다.

나랑 성향이 친족이 아닐까 싶은 정도로 똑같은 언니랑 함께했다. 어릴 적부터 20대까지 삶 이야기를 나누며 많이 치유받았다. 언니도 그랬어? 나도 그랬는데. 사람한테 정을 너무 많이 줘버려서. 우리 진짜 힘들었겠다, 근데 지금은 행복해. 그치?


발도르프 수업 준비


3월이면 사과꽃 발도르프(대안학교) 아이들을 만난다. 애들한테 외국인이라고 구라 치려고 금발로 염색했는데 벌써 뿌리가 조금 자라나왔다.

예산에서 전체 교사회의도 하고, 한 학기 동안 배울 커리큘럼도 공유받았다. 정규 교육과정이 아니다 보니 집짓기, 농사, 측량, 경제 등 일반 초등학교에선 생소한 과목도 많다. 어떻게 영어 수업에 녹일지 남은 날들 동안 부지런히 고민하며 짜야겠다.

다음 주는 다른 발도르프 학교에 참관 수업을 가는데 현장을 보면서 정말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기회를 만들어주신 선생님들께 정말 감사하고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랑 나눌 수 있도록 체력 관리를 잘해야겠다.


글쓰기 여정


1. 독립출판 워크숍 시작

독립출판 워크숍을 신청해 뒀는데 이번 주부터 시작했다. 브런치로 쓰고 있는 <N개의 별> 내용이 있어서 기획서 개요는 5분 만에 휘리릭 작성할 수 있었다.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정말 명확하구나. 이 책을 위해서 내 이야기를 아껴뒀던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진솔하고 담백하게, 지난한 방황의 과정을 전달하려고 한다. #진로 #방황 #퇴사 #N잡 #프리워커 이런 것들이 키워드가 될 것 같다. ‘프리워커스’ 같이 프리워커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책은 있는데 그 전 단계, 다능인들이 어떤 삶을 거쳐 이러한 자리에 왔는지 말해주는 책은 아직 못 본 것 같다.(있을 수도 있지만)

<N개의 별​> 나의 학창 시절부터 이십 대 중반까지, 방황의 과정을 거쳐 N잡까지 오게 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2. 커뮤니티 매니저의 역할과 미래

코리빙하우스와 청년마을에서 커뮤니티 매니저로 일하면서 겪었던 스토리를 두 편의 글로 썼다. (1편​ / 2편​)

블로그, 브런치, 인스타그램, 디스콰이엇.. 동네방네 알리고 다녔더니 이런저런 기회가 들어온다. 고작 글 두 편으로 프리랜서 계약을 논의하자는 데도 있고,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나의 글들을 읽고 코멘트를 남겨주기도 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요가/명상클래스 섭외나 모임장 요청도 들어오고 있다.

프리랜서 선언을 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변화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이래도 되나 싶다. 겸손하자 겸손하자고 되뇌며, 글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고 느끼는 요즘이다.

3. 말과 글 연습

나는 원체 말보다 글이 편한 사람이다. 이런저런 생각들도 정말 많아서 글로 정리하지 않으면 어지러운 머릿속을 컨트롤할 수 없다. 그래서 글을 쓰는 요즘은 생각을 오래 붙잡고 있지 않아서 머릿속이 깨끗하고, 글을 쓰면서 나를 객관화하는 과정을 거치며 내면을 비워낼 수 있어서 좋다.

나는 ‘말을 잘 못 하는 사람’이라고 스스로 규정해 왔던 것 같다. 타고난 이야기꾼들을 보면 그렇게 부러웠다. 어떻게 말을 저렇게 맛깔나게 하지? 하면서.

그런데 요즘, 경험과 생각을 모조리 글로 정리해두다 보니, 이미 말할 거리가 다 정리돼 있어서 어떤 물음이 와도 일목요연하게 잘 답할 수 있는 것 같다. 말과 글이 따로가 아니구나. 도구로써 글이 편했을 뿐이지, 글이 되어있으면 말도 잘할 수 있는 거구나.


온라인 명상 모임 모집 중


여러 가지 글을 써가며 홍보하는 이유에는 내가 운영하는 <고유한명상: 온라인 모임> 모집을 위한 목적도 있다. 모임장이 어떤 삶을 살고 있고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야 처음 보는 모임이더라도 선뜻 신청할 용기가 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다.

이번 주 명상 모임은 모집 때문도 있지만, 내 삶의 배움을 채우기 위해 한 주 쉬어간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시작하는 명상 모임을 위해 새로이 경험하고 흡수하는 시간을 가질 예정. 수덕사 템플스테이에서 스님과 함께한 차담도 큰 배움이 됐다.

명상을 공부하다 보면 불교학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다. (요가의 시초가 인도이기도 하고.) 반야심경과 금강경을 천천히 공부해보려고 한다. 책으로 배움이 부족하다 느껴질 때쯤 대학원을 가긴 할 것 같다.


직장 밖에서 커뮤니티를 기획하며 만들어가는

옥돌(okdol) 입니다.


현재 [ 고유한 명상 모임 : 2기​ ] 절찬리 모집 중에 있습니다.


매일 5분씩 숨 쉬는 시간을 가지고, 명상 경험을 기록하고 나누는 온라인 모임입니다.

요가안내자로서 전해드리는 '주간 가이드'와 함께합니다.


숨 쉬는 습관으로 나를 지켜내고 싶다면,

든든한 도반들과 함께하고 싶다면, 아래 링크로 신청해 주세요.


 * 고유한 명상 모임 2기 신청하기​ *



평범한 이름으로

비범한 방황을 쓰는

고유한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written by. 옥돌

* 옥돌의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 @okdol_yoga



매거진의 이전글 되돌아가고 싶지 않을 만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