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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요가안내자 옥돌 Feb 29. 2024

장대한 역사의 시작

ep 2. 우리들의 첫 만남, 들어볼래?

야속하게도, 기차는 참으로 정직하게 출발했다.

계획에 차질이 생겼으나 대문자 P(MBTI: infP)를 자랑하는 필자는 임기응변이 막강하다.

점심 즈음 만나기로 한 예산에 사는 지인에게 자초지종을 전달하고, 약속 시간을 조금 늦췄다. 다행히 그녀는 바로 다음 기차를 예매해서 달려오기로 했고, 지인 역시 앞 일정이 있어 조금 늦어져도 괜찮다고 했다.

이쯤에서,

우리가 어떻게 만났냐 하면은...

(좀 이르지만 들어주시라.)

2023년 8월, 예산 청년마을에서 운영하는 지역살이 프로그램 ‘케미스테이’에 참여했다. 그녀와 같은 기수로 만났으나 같은 조는 아니었고, 별다른 접점은 없었다. 더군다나 당시의 나는 퇴사 후 굉장한 어둠의 기운을 내뿜고 있었기에 타인의 삶을 들여다볼 여력이 없었다.

우리의 첫 만남은 ‘양대파 농가’에서였다.

지역살이 프로그램 첫날이 아닌 중간에 합류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뒤늦게 온 그녀에게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어떤 일을 하시는지 슬쩍 여쭈었다. 그녀는 예술, 전시 같은 단어를 꺼내놓았다.

왜인지 정감이 갔던 걸까?


그녀에게 SNS 계정을 교환하자고 했다. 서로 아는 팔로워에 반가운 이름들이 몇몇 보이는 것이다! 화색이 돈 얼굴로 내가 물었다.


“이 분들 어떻게 알아요????”

어리둥절 멋쩍은 표정으로

“아.. 그냥요....”

정도의 대답을 하더라.

‘그냥’이라고 치부하기에는 꽤나 열정을 쏟았던 스터디에서 만난 분들이었다. 슬쩍 본 겹지인의 목록에 우리의 결이 퍽 잘 맞을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했다.

(이제 와서 그녀 왈, 어쩌다 팔로우한 분들이었다고 한다.)

5박6일 간의 지역살이는 한여름의 뙤약볕 아래서 어찌어찌 끝이 났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도 끝일 줄 알았다.

아니, 끝이고 시작이고 안중에도 없었다.^^



평범한 이름으로

비범한 방황을 쓰는

고유한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written by. 옥돌

옥돌의 세상으로 초대합니다

@yerusanl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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