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초량 Jul 11. 2024

이상한 사람

이상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

아니, 사귀고 있다.


사귀기 전에도 이상한 사람이었다.

사랑한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건네고,

낮이고 밤이고 나를 만나러 와 줬다.

날 이성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안아줬고, 쓰다듬어줬다.


사귄 이후에는

종종 말다툼 비슷한 것을 했다.

어제도 그러했는데

그 모든 상황이 다 끝난 후에 그 사람은 내게 물었다.

본인이 한 말 중에 상처가 되는 말이 있었냐고.

나는 없다고 했다.

그 말이 너무 따뜻해서 있어도 없다고 하고 싶었다.


'따뜻함'이라고 하면

전기장판 위에 올려진 이불 따위를 떠올렸다.

지금은 그 사람의 살냄새, 체온, 목소리를 떠올린다.

형태도 없는 것을 기억하려 애쓴다.

보이지도 않고 만질 수도 없는 것을 놓지 않으려

끊임없이 애쓰는 내가 싫지 않다.

작가의 이전글 재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