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때가 되었을 때
가을이 떠나 주었기에 겨울이 올 수 있었듯
봄의 때가 되니
자신을 위하여 떠나 주었던 가을을 생각하며
겨울이 떠난다.
그리고, 봄이 왔다.
봄 역시 여름의 때가 되면
여름에게 자리를 내어주기 위하여 떠나겠지.
아무리 자신의 시간이라 우겨보고 싶어도
자연의 순리에 거스르지 아니하고
자신의 시간을 놓고 떠날 줄 안다.
내 것이 내 것으로 보일 때에도
내 것이 네 것이라 여길 때에도.
내 것으로 보아 내가 머물러야 할 때인지
네 것으로 여겨 내가 떠나야 할 때인지.
봄을 위하여 떠나는 겨울을 보며
세상의 이치에 어긋나지 아니한지 살펴봄을 배워야 하는 우리는
시커먼 욕심의 선글라스를 끼고 세상을 바라보니
세상을 투명하게 바라보지 못하는
아둔한 자가 아닌가!
(사진 출처 : Jinipap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