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잔인한 동물이다.
그 점에서 인간은 전쟁이라는 잔혹한 만행을 저지르는 유일한 동물이다.
주변의 형제들을 모아서 피도 눈물도 없이 같은 종을 말살하는 동물이다.
인간은 더러운 보수를 받고 행군해 자신에게 아무런 해를 끼치지 않고 다툼이 없음에도 자기 종족이 아닌 낯선 사람들을 학살하는 것을 돕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리고 군사작전 중에도 틈틈이 손에 묻은 피를 씻고 입으로는 '인간의 보편적 형제애'를 말한다.
데이비드 리빙스턴 스미스의 「인간이하」 中
생명체의 삶이란 무엇일까?
식물의 삶.
동물의 삶.
인간의 삶.
인간이 식물의 삶을 짓밟을 수 없고
인간이 동물의 삶을 걷어찰 수 없고
무엇보다
인간이 인간의 삶을 멸시할 수 없음에도
식물의 생명을 짓밟고
동물의 생명을 걷어차고
더구나
자신과 똑같은 생명을 가벼이 여겨 멸시하는
만물의 영장이라 외치지만
동시에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드러내는 인간을 보며,
식물이 동물이 말을 할 수 있었다면
조롱거리가 되었을 인간.
아!
인간이 그토록 주장하는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는 자격을
스스로 갖추는 그날이 오기는 할까?
지금은
식물에게 부끄럽고
동물에게 부끄럽고
인간 스스로에게도 부끄럽고 알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