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험가 김현국의 트랜스 유라시아 2023
https://youtu.be/MJsKusmSGIU?si=sVXudOil1dD8Oncd
러시아 ТиВиСи(티비시) 채널 영상과 함께 공유해 봅니다.
7월 27일.
그루지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있다.
식당 이름이 ‘하추뿌리’이다.
그루지야의 대표적인 음식인 ‘하차뿌리’가 이 식당의 마스코트와 같다.
‘하차’라는 말 대신 ‘하추(원한다)‘라는 단어를 센스 있게 사용하고 있다.
저렴한 가격으로 제시해 놓은 비즈니스 런치로 물고기가 들어가 있는 국을 주문했다.
그리고 닭고기 샤슬릭을 추가하고 홍차는 식사 후에 가져 다 달라고 말했다.
내용물이 들어있지 않는 ’하차뿌리‘ 빵이 무료로 제공되었다.
어제처럼 직원의 입에서는 ’빵은 선물입니다‘라는 말이 나왔다. ’공짜‘라는 말이다.
어제 ТиВСи(티비시) 방송에서 보내 준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있다.
닭고기 샤슬릭과 함께 나온 감자가 맛있다.
러시아를 포함한 유라시아 대륙에 사는 많은 사람들에 감자는 주식과 같다.
이로 인해 종류도 많고 맛도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맛이 좋다는 것이다.
가격은 저렴하고 맛이 좋다는 것은 어디에서 나의 경쟁력을 의미한다.
통통하고 따뜻한 감자를 먹으면서 영상을 보다가 대한민국의 실제 경쟁력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최고라고 말하는 것들이 ’ 한류‘라는 이름으로 확장되어 세계로 나아가고 있다.
바람직한 부분들이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것도 많다.
그중 하나는
마치 한 종목이 히트하면 마치 그 나라 전체를 점령한 것 같이 ’오버하는 것‘이다.
설령 한 종목이 어떤 나라나 세계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해도 그것은 지속성을 의미하지도 않는다.
2023년 7월 27일,
현재까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이르쿠츠크까지 4,000킬로미터 구간을 7,000킬로미터로 세분화해서 달려왔다.
대륙을 횡단하는 간선도로와 지선에서 자연스럽게 수많은 상점과 식료품점을 만났다.
올해 새롭게 다시 눈에 띄는 한국 물건은 초코파이이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이미 자리를 잡고 진열대 위의 수많은 물건 중의 일부분이 되어 있다.
롯데초코파이는 가게에서 눈에 잘 띄는 자리에 박스채로 자리 잡고 있다.
물론 가격도 싸다.
어느 식료품 가게에 들어가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이렇게 영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는 걸까? 궁금하기도 하지만 걱정이 더 크다.
내 눈에는 롯데가 러시아 등의 유라시아 시장에서 오리온초코파이를 잡으려고 가격을 내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왜 국내 기업끼리의 경쟁이냐는 것이다.
배고프던 시절의 러시아,
상점 안의 진열대가 허전하던 시절의 러시아는 이미 지나간 이야기이다.
서방 세계와 충돌 중인 러시아는 이런 상황에서도 이미 한국이 가지고 있던 세계 10위권의 수출순위 등의 자리를 뒤로 밀어내고 앞서가고 있다.
러시아의 식료품 점이나 대형 쇼핑몰에는 전 세계에서 모인 물건들로 가득 차 있다.
이 중에는
물론 한국식 김치와 간장, 라면도 있고
대형마트에는 완도 산 김도 있다.
하지만 러시아 상점,
대형 마트를 채우고 있는 물건의 종류는 수백 개 수천 개다.
김치가 러시아 식료품 점에 있다고 해서 식료품점 전체를 점령한 것은 아니다.
대륙의 현장 곳곳에서 시장의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여기에는 지속성 또한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공급자들은 누구인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이제는
러시아 가게 안의 물건들은 넘쳐나 ’ 할인‘이라는 단어가 일반화되어 있고
오리온 초코파이도 수많은 제품, 그들 중의 하나가 되어 있을 뿐이다.
그런 중에
롯데 초코파이가 가게 안,
시선을 가장 잘 끄는 위치에 점령군처럼 서있지만
소비자들은 한번 보고 스쳐 지나갈 뿐이다.
가게 안을 가득 채우고 있는 물건들은 정말 다양하다.
어제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기자로부터 내게 전달된 ТиВиСи(티비시) 영상물을 10번을 넘게 반복해서 보고 있다.
반복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노력이 있었다는 것 또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러시아말이 어렵다고 한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영어보다 동사변형이 하나 더 많은 여섯 개를 그 근거로 대기도 한다.
어찌 되었든 중요하기 때문에 나는 의사 전달을 분명히 하기 위해 통역을 찾았다.
이르쿠츠크에 근거지를 둔 한국인은 대부분이 여행과 식당업종에 종사하고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동이 멈추고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충돌로 인해 이 도시의 한국인들은 거의가 문을 닫았고 사라졌다.
서방세계와 발걸음을 함께하고 있는 나라의 국민으로서
비우호국이 된 러시아에 있는 나는
여러 가지 면에서 불리한 면들이 많다.
하지만
나는 대륙의 길 위, 현장에서
오랫동안 보고 듣고 경험한 나의 이야기들을 재료로 사용해서 가공했을 때
유라시아 대륙이라는 시장에서 통할 것인지
확인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 대륙횡단에서
나의 이동 행위의 목적지는 암스테르담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들을 사용해서
목표를 이루고 싶은 곳은
모스크바이다.
거대 시장이자 자원의 보고로서
유라시아 대륙에서
러시아라는 나라가 가지고 있는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대해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은
극히 일부분이고
잘못된 선입관들이 대부분이다.
5월 24일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날부터,
하바롭스크에서,
치타와 울란우데에서,
그리고
작은 마을 탄호이에서 현재의 이르쿠츠크까지
하루하루를 잘 관찰하고, 정리하고
내가 가지고 있는 재료를 어떻게 가공하고
시장에 적용시켜가야 할지
현장에서 부딪혀가고 있다.
7월 28일 내일 나는 이르쿠츠크를 떠난다.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신문에는 다음 주 초에 지면으로 기사화된다.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전국구 신문이지만 나에 대한 인터넷 기사 외에 지면 기사는 이르쿠츠크 주에 한정된다.
인터넷으로는 지구촌 어디서든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실행착오를 통해 배우게 되는 것은 철저해지는 것이다.
마무리를 위해
어제 하루동안
‘콤소몰스카야 프라우다’ 이르쿠츠크 주의 편집장과 기자, 두 명의 인턴,
신문사 광고국과
협력사인 ТиВиСи(티비시) 방송의 딜렉터르와 직원들 한 명 한 명을 찾아다니며
인사를 하고 왔다. (조직이나 기관의 책임자를 디렉터르라고 부른다)
7월 27일,
이르쿠츠크 앙가라 강변에 있는 대형복합몰의 대형 주차장에서 차 안의 짐을 모두 꺼내 다시 정리하고
7월 28일 이르쿠츠크에서 만들어진
또 하나의 재료를 들고
모스크바를 향해
나는 길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