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여기 저기'춘천행 2019'
효자동 평양막국수
오전 느지막하게 서울에서 출발하면 춘천에는 딱 점심 먹을 타이밍에 도착한다. 이번 춘천행의 시작은 <김영철의 동네한바퀴>에서 소개한 세 자매 막국수 집이다. 효자동 낭만길이라는 콘셉트의 벽화거리 안에 있다. 엇! 효자동은 서울에도 있는데... 전국을 다니다 보면 같은 지명이 참 많다. 맛은... 으음... 최고다!. 전혀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부드러운 소스가 면과 어우러져내는 맛의 조합이 예술이다. 앞으로 막국수는 여기다! 유레카를 외친다. 맛있는 음식을 발견한 자의 즐거움을 만끽한다.
육림고개 메밀전집
이곳 역시 <동네한바퀴>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육림 고개 초입에 있는 메밀전 할머니 댁이다. 배추 메밀전이 얇고 고소하다. 새로운 맛있다. 소박하고 투박한데 담백하고 부드럽다. 세월이 묻어나는 자부심이 담긴 맛이다. 30년 전통이 괜히 다져진 것이 아니다. PD가 암행 식사 후 촬영했다고 한다. 맞춤 전문집이라 주로 주문해서 받아가니 테이블은 딱 하나밖에 없다. 맛이 예술! 가격은 더 예술이다. 그러고 보니 이번 춘천행은 동네 한 바퀴 프로그램 따라가기가 되었다. 그 프로그램은 참 좋은 기획이고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따듯하고 유익하다. 어느 PD의 아이디어인지는 모르지만 격하게 칭찬한다. 그리고 VOD로 열심히 시청한다.
육림고개 조선커피
육림고개 중턱에 있는 커피집. 들어서자 진한 커피 향기가 진동한다. 닭을 소재로 공간과 브랜드 이미지를 꾸몄는데 주인의 센스가 상당하다. 주인장 인상이 아주 좋다. 영문으로는 Chosen coffee라고 쓰는데, 그 이유는 첫 번째 ‘선택된 커피’라는 문자적 뜻이 있고, 두 번째 구한말 조약문서에 남아있는 조선의 영문 표현이 chosen이었다고 한다. 오호! 커피 마시러 와서 역사 정보까지 얻다니~ 기분이 좋아진다. 커피 맛도 수준급이다. 주인분이 커피 자부심이 있으시다.
수아마노
육림고개 꼭대기 위치한 이태리 가정식 레스토랑. 자그마한 산동네 집을 개조해서 소박한 레스토랑으로 만들었다. 깔끔 무쌍한 분위기에 왠지 괜찮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드는 곳이다. 음식은... 와~ 맛있다! 청년들의 센스 있는 요리 솜씨가 만족스럽다. 서빙 매너는 아직 세련되지는 않았지만 순수한 모습에 충분히 봐줄 만하다. 아주 괜찮은 식당이다. 오늘 육림고개에서 보내는 하루는 감탄의 연속이다. 청년 사장님들 반짝 비즈니스가 아니고 이곳에서 롱런하는 좋은 레스토랑이 되시기를...
플로티 (Flo:tea)
수아마노에서 나와 고개를 넘어 내려오다 보면 있는 카페. 입구 전경은 매우 작아 테이크 아웃 전문점인 줄 알았는데, 막상 들어가니 뒷마당 야외 카페가 무척 멋지다. 이런 숨겨진 보석 같은 공간이 있었다니... 예전에 집 뒷마당 이었던게지. 빨래 널고 장독 놓고 했던... 그냥 다들 모르고 지나치는 것이 아깝다. 안타까운 마음에 젊은 여 주인장에게 이런저런 공간 꾸미기 훈수를... 꼰대였나?... 꼰대였다. '안물 안궁' 씁쓸한 세상이다. 아니야. 그분께서는 선의의 관심으로 받아들이고 좋으셨을 거야. 그리 믿자.
민물나라
도청 옆 춘천 세종호텔 바로 밑에 주택가에 자리 잡은 식당. 2층은 주인장 가족이 사시고 아래층은 식당 공간으로 운영하는 전형적인 시골 식당 분위기다. 충청도식 어죽과 밑반찬 맛이 예사롭쟎다. 특히 무 물김치의 맛은 일품이다. 예당저수지 옆에 있는 유명식당 <민물나라 본점>의 동생분이란다. 좋은 식당을 발견한 보람이 있다.
카페드220볼트
경악이다! 춘천 올 때마다 놀란다. 이렇게 큰 카페가 산중에 여기저기 떡! 하니 있다. 엄청난 인구가 사는 수도권의 나들이 객의 유입으로 운영이 가능한 걸까? 나보다 훨씬 부자일 것으로 예측되는 주인을 걱정하는 내가 한심스럽지만, 본능적인 오지랖 호기심이 발동한다. 3층짜리 건물의 인테리어는 인더스트리얼룩의 표본이랄까. 돈 많이 들였다. 웅장하고 섬세하다. 멋지다. 커피는 산미가 강하고 보통, 크루아상은 보통 이하. 맛보다 장소 빨로 승부하는 곳이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로 넘쳐나고 있다.
봄고을 숯불닭갈비
소양강댐 입구로 가는 길에 샘밭막국수 옆 닭갈비촌에 있는 식당. 오후 3시 반 어중간한 시간에 갔는데도 대기가 40분. 소금구이가 특별히 맛있기로 소문이 난 집인 듯하다. 주차장 널찍하고 직원들 일사불란하니 대형 식당의 표본이다. 사람이 붐비는 곳은 이유가 있기 마련이다. 숯불에 구운 닭갈비가 부드럽고 맛있다.
이번 춘천행 식당은 모두 대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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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아 마노 (Sua Mano) again
여전히 만족스럽다. 지난봄 방문에 이어 다시 찾았다. 춘천에 오면 찾는 '필수템'으로 등극했다.
나나파운드
육림고개 조선커피 옆 테이크아웃 전문 파운드케이크집이다. 포장 센스가 좋다. 제주도 서귀포시에 있는 이익새 양과점과 꾸밈새와 포장 디자인 뉘앙스가 비슷하다.
FLOtea again
세종호텔 춘천 again
춘천에 오면 묵는 호텔이다. 호텔 위치가 예술이다. 도청 뒤 산자락에 떡~하니 자리 잡아 춘천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본다. 위치가 주는 이미지는 엄청나게 권위적이다. 강원도청이 언덕 위에 있고, 그 위에 이 호텔이 있으니 도청을 내려다보는 자리에 있는 것이다. 도지사보다 높은 곳에서 도청과 시내를 내려다보는 기분은 중세 봉건 성주가 된 듯 우쭐해진다. 건물은 오래된 근대 모더니즘 양식이다. 호텔이라기보다는 관공서 같은 모습이랄까. 3층 정도 나작한 높이는 산세를 헤치지 않고 산 능선과 어우러진다. 호텔 입구는 한옥 전통 양식으로 격조 있다. 부잣집 마당 정도의 앞뜰이 있다. 호텔이라기 보다는 별장 같은 느낌이 강하다. 예전에 서울에서 '높은 분' 오시면 게스트 하우스 역할을 한 격이 보인다. 고즈넉한 위치와 세월의 향이 느껴서 좋아하는 호텔이다. 단점은 세월의 격과 낡아서 불편한 점은 양날의 칼이라는 점... 종합적으로 좋아하는 호텔이다. 가격도 만족스럽다.
효자동 평양막국수 again
라뜰리에 김가 again
청평사 계곡
시내에서 30여분 떨어진 조용한 계곡. 좋다. 역시 여름엔 계곡이 진리다. 더운 줄 모르고 시간이 간다. 신선놀음 각. 주차비 2,000원만 내면 시원한 계곡을 마음껏 즐길 수 있다.
1점 5 닭갈비 again
포지티브즈
동네 어린 시절 친구 집 감성을 지닌 카페. 가격도 싸고 좋으나 실내 공간이 협소해 답답하다. 마당에 나와 앉으면 좋다. 추억 소환용 카페다. 고로 여름에 추천하는 집이 되겠다. 겨울엔 비추 일 듯.
옛날손장칼국수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되어 유명해진 식당. 방송 후 손님이 몰려 메뉴도 제한하고 했으나 이제는 정상으로 돌아온 듯하다. 원래 방송 나가고 두어 달 있다 가면 다시 원 위치한다고들 한다. 음... 두어 달 만에 잊힌다니... 좀 슬픈데?... 토요일 오전 11시 24분 현재 한산하다. 직접 담근 된장과 들깨, 시래기 등이 어우러진 국물 맛이 진근하고 부드럽다. 한마디로 맛있다. 맛이 과하지 않고 은은하니 좋다. 면발도 내가 좋아하는 부들부들 신도칼국수(대전 소재) 스타일이다. 옛날 면들은 다 이랬는데 요새 면들은 왜 이리 쫄깃쫄깃한지... 나는 오동통 쫄깃면보다는 펑퍼짐 부드러운 면이 좋다. 춘천 오면 들러야겠다.
브라이튼 (Brighten)
옛날 장손칼국수에서 멀지 않은 대로변에 위치한 주택 카페. 춘천은 집 털어 만든 카페가 유난히 많다. 호반의 도시라는 브랜드, 수도권에서 멀지 않은 거리 등이 흡입 요인이 아닐까 싶다. 이름이 브라이튼(밝게 하다)인데, 들어와 보면 그 맥락을 알 수 있다. 카페 중앙 천정을 뚫어 자연채광이 들어와 실내가 '밝아졌다'. 센스 있는 인테리어와 네이밍이네. 춘천에서 들러본 곳들 중 꽤 괜찮은 카페다. 오래 앉아 있어도 편안할 것 같은 곳이다. 인스타 전사들만 우글거리는 뜨내기 카페는 아닌 것 같아서 좋다. 브라우니와 라테 먹고 귀경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