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본색단상 27화

빨강과 보라 유사인가 대립인가?

스펙트럼의 양끝에서...

by 칠렐레팔렐레

사람들이 때때로 보라색을 사이코를 의미하는 색이라고 부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스펙트럼으로 분광된 가시광선 중에서 가장 굴절각이 큰 단파장이어서 그만큼 많이 왜곡이 많이 되기도 하고, 물리적으로 지나치게 튀는 색이어서 좀처럼 조화의 배색을 이끌어 내기 어려운가 하면 빛 에너지가 너무 약해 사람들의 눈에 잘 안 띄는 은둔형 컬러라는 점 때문이다.


피와 태양을 상징하는 빨간색은 본능적 생존의 컬러로 색료나 안료도 자연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색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스펙트럼의 반대편 끝에 있는 은둔의 색 보라는 자연에서 구하기도, 만들기도 어려운 귀한 안료여서 중세에는 왕족이나 귀족들의 전유물이기도 했던 고귀한 품격을 지닌 색이다.


현재를 의미하는 생존의 색 빨강에 보색인 미래의 이상을 상징하는 파랑을 반반씩 섞으면 알 수 없는 먼 미지의 세계를 의미하는 보라가 만들어진다. 그것은 현재에 살며 미래를 예측한다는 것은 그만큼 불확실하기 때문에 예측하기 어려운 알 수 없는 먼 미래를 보라로 상징하는 것이다.


미지의 세계에 있어 잘 드러내지 않지만 한번 가까이 다가오면, 우주로부터 날아온 입자들이 난리를 피우듯 어디로 튈지도, 예측할 수도 없으며, 신비함까지 느껴진다. 인간은 생존과 안전에 대한 본능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생존과 안전을 위한 고난의 시간들에는 벗어던져 버리고 싶은 멍에가 있기도 하지만, 사랑과 존경을 넘어 자아실현을 꿈꾸게 된다.


그래서일까? 사회적 지위와 명예를 얻은 사람들에게서는 파랑을 넘어 보라의 선호도 높아진다. 그것은 달콤함을 초월한 허무한 고독의 외톨이가 된다는 것이기도 하다. 미지와 신비를 의미하는 보라가 과거와 미숙함을 의미하는 노랑이 보색이라는 점이 이채롭다. 노랑이 어린아이를 의미하는 유치한 컬러이니 말이다. 불확실하다 해서 피해 갈 수 없는 미지의 세계에 어울리는 것은 꿈과 희망으로 가득 찬 어린이들의 몫이라서 더욱 그런가 보다.


이들은 노랑과 보라는 색상환의 반대에 있어 상징과 연상이 대립하는 것은 이해가 빠르다. 그러나 빨강과 보라는 바로 곁에 있는 유사색이 분명한데도 불구하고 참으로 이질적일 때가 많다. 뉴턴의 스펙트럼에서 반대에 위치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펙트럼상에서는 분명 생존과 자아실현이라는 양극에 있지만, 생존의 빨강에 이상적 미래의 파랑을 섞으면 보라가 된다. 거기에 보라와 대립하나 가장 동질적 본색본능을 가진 노랑을 더하면 색의 삼원색이 된다. 세상만사는 과거(노랑)를 기반으로 현재(빨강)를 살아감으로써 이상적인 미래(파랑)를 지향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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