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동화에서 검은색에 대한 부정적인 스토리는 자주 등장한다. 중세시대 마법에 걸린 공주나 여인들은 검은색으로부터 벗어나야 했으며, 늘 악마는 '검은 존재'였다. 그 덕분인지 검은색에 대한 연상이미지는 긍정보다는 부정이 많다. '밤과 죽음, 마술(black art)', '암시장(black market)', '공갈(black mail)', '살생부(blacklist)', '배척(blackball)', '추방자(black sheep)'를 비롯하여 경제용어에도 '검은 월요일(Black Monday)'이 있다. 특히, '검은 9월'의 테러는 악명이 높다.
데이 문화가 확장되면서 '밸런타인데이'에서 화이트 데이를 거쳐 연인이 없는 솔로들끼리 자장면을 먹는 날로 블랙 데이(Black Day)까지 생겨났다. 궁극에 가서는 우울함의 극치를 이루는 날이다. 모두가 하나 같이 검정은 부정적인 의미로 파생되었다. 검은색의 연상 이미지에 대한 한 조사 결과를 봐도 사람들은 검은색에서 공포와 분노, 억울함이 연상되고, 어두운 밤과 그림자가 떠오른다고 하니 그야말로 억제와 폐쇄의 색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양면성의 법칙은 검정에서도 극과 극으로 나타난다. 검정은 어두운 어머니의 모태와 같이 즐거운 원시 상태의 상징이기도 하다. 광활한 우주의 신비를 상징하기도 해, 알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비밀로 가득 찬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최근 블랙에 대한 이미지는 이미 바뀌고 있다. 우아와 고급 이미지의 프리미엄 상품에 주로 사용되며 탈바꿈하고 있는 것이다.
세련된 이미지는 품격 있는 감각을 추구하는 패션과 상품이미지는 물론 웰빙 푸드에서도 블랙은 VIP를 위한 컬러의 대명사가 되어 가고 있다. '예술과 패션의 만남을 상장하는 색'이라며 블랙을 선호한 '이브 생 로랑'은 물론 '베르사체'와 '디오르'는 '단순과 우아의 정수'이자 심플의 혼합으로 고귀함과 자부심의 대명사라고 극찬하고 있다.
동양의 '음양오행 색의 체계'로 보면, 검정은 오행의 북방의 수(水)는 인간의 지혜를 관장하고, 계절적으로는 겨울을 나타내어 다음(春)을 준비하는 인고의 기간으로 소생을 상징함과 동시에 만물의 흐름과 변화를 뜻하는 절제의 색이다. 그야말로 삼라만상의 조화를 만들어 내기 위한 기다림의 모태로서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물리학적으로도 존재하는 모든 색들 전체를 흡수하는 포용의 색으로서 모든 색들과 잘 어울리는 화려하고 섹시한 색이어서 치장하기 쉽고, 액세서리와도 잘 매치되는 매우 실용적인 색이다. 거기에 우아하고 세련되어 지적인 도시의 이미지를 풍기며, 비즈니스 모임과 의례적인 자리에 잘 어울리는 품위 있고 격조 높지만 자만하지 않는 색인 것이다. 흰색, 회색과 함께 대표적인 무채색으로 사방팔방 어디에나 배척 없이 조화되어 트렌드에 쉽게 이끌리지 않는 컬러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