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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지다

by 호방자

꽃다운 나이에 학생 하나가 세상을 등졌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들려오는 소문은 있으나 짤막한 소문 하나로 그 고통을 다 헤아릴 수는 없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고 그것을 스스로 마감했다는 것은 비극이다. 남겨진 사람들 모두에게 비극이다. 생명이 태어나는 과정, 그것을 길러내는 숭고한 여정을 생각하며 종일 마음이 착잡했다.



학교는 이런 비극을 막기에 무기력하다. 이중 삼중의 그물망에도 그물이 촘촘하지 않으면 물고기는 쉽게 빠져나간다. 학교 안에서 학생들은 행복한가? 그들의 마음은 건강한가? 학교는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교사는 학생에게 관심이 있는가? 교사가 학생에게 마음 쓸 여유가 있는가?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꽃 하나가 졌지만 세상은 아무렇지 않게 돌아간다. 야속할 만큼 아무렇지 않다. 하지만 남겨진 이들의 슬픔은 어디엔가 존재한다. 그들의 슬픔을 잘 다독여줘야 한다. 그리고 그런 슬픔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 한다. 잦은 비극 앞에서 무덤덤해지면 안 된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작은 상처에도 아파해야 한다. 소중한 아이들을 이렇게 잃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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