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뭔지도 모르던 초등학교 때, 나이 지긋하신 선생님이 분명 좋지 않은 발음으로 sound body,,,, sound mind,,,뭐 이렇게 이야기하셨던 것 같다.
동료들과 산책하다 한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가을을 타는 것 같다. 의욕도 없고. 그러자 다른 선생님이 말한다. 요새 운동에 푹 빠져 그럴 여유도 없다. 나도 몸이 피곤하니 의욕이 떨어진다. 고질병인 디스크가 이때다 싶어 기승을 부린다. 굳은 결심을 하고 하루에 한 편 글을 써보자고 계획했는데 처음으로 동력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
구닥다리 선생님들이나 하시던 말, 엄마 카톡에서 꽃 그림과 함께 공유될 것 같은 그 말을 경추 5번과 6번 뼈 사이에 때려 넣으며, 나의 오만함과 건방짐을 절절하게 반성한다.
그 옛날 정신력을 강조하던 한국 축구에서 피 묻은 붕대는 축구 변방 국민을 위로하던 상징과도 같았다. 신문사는 보도 지침이라도 내려온 것처럼 고추장 축구라는 말을 앞다투어 가져다 썼다. 그것이 국민의 마음을 달래주고 자긍심을 고취시켰을지 모르지만 세계 무대에서 고추장 뒤에 남는 건 따가운 피똥뿐이었다. 정신력도 체력이 받쳐줘야 가능하다.
건강한 신체는 절대 기본값이 아니다. 이 순간 건강함에 감사해야 하고 아끼면서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대학병원 로비에 10분만 앉아 있어도 두 손이 모아지고 감사함이 샘솟는 것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