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세상이다. 한밤중 갑작스러운 대국민 라방이 정말로 딥페이크인 줄 알았다.
12월의 한낮에 반팔을 입고 운동하는 아이들을 보며 이 따뜻함이 반갑지 않다. 대한민국에서 레몬이 재배된다는데 내가 좋아하는 커피, 초콜릿, 올리브유는 가격이 치솟고 있다. 이러한 위기가 사기라고 외치는 사람은 미국 대통령이 되었고, 나는 오늘 아침 분리수거를 했는데 정작 해야 할 미국에선 하지 않는다고 한다.
교사에 대한 존중은 줄어들었는데 아직도 교사가 장래 희망 1위라는 기사가 가짜 뉴스인지 의심했다. 늘 자던 아이가 자기 점수가 낮다며 불손한 태도를 보여 화가 났다는 옆자리 선생님은 안녕하신가. 시험 범위가 많다고 불평하던 아이들이 자습 시간에 태블릿을 하는 광경은 이젠 너무 식상하다.
디지털 교과서 연수를 들으라는데 일단 결정하고 따라오라는 건 늘 있는 일이니 그렇다 쳐도 충분히 안내하고 설명했다는 말이 우리를 슬프게 한다.
업무 안내 메시지를 제대로 읽지 않은 선생님들의 마지막 터치다운을 인정해야 하나 고민을 하다 나 역시 그랬던 기억이 있으므로 일일이 수정하여 서류를 접수했다. 설명을 10번 정도는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 나의 잘못인가 혼란스럽다.
인류애가 무너지는 순간이 이렇게도 많지만 이 세계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인류애로 연대하고 있음이라 짐작한다. 이 혼돈의 시대에도 유치원 아이들은 해맑게 즐겁게 노래하고 춤을 췄다. 유치원 학예회로 혼돈의 하루를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