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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은 통하는 법

by 호방자

진심은 통하는 법이다. 난 그렇게 믿는다. 그렇다고 사랑 고백이 왜 안 통하냐고 따지면 곤란하다. 그래도 거짓된 마음보다는 낫다. 난 진심의 힘을 믿는다.



갑작스럽게 떠안은 일로 괴로워하던 나에게 다른 일거리를 던져주고 가던 선생님이 생각난다. ‘힘드시겠지만’이라고 아주 자연스럽게 위로 비슷한 걸 하셨지만 거기엔 진심이 없었다.



학교에 상주하는 외계인의 말에서는 진심을 느낄 수 없다. 일단 외계어이기 때문에 그렇다.



동료 남선생님이 문득 나에게 옷이 잘 어울린다고 하셨다. 대한민국의 남자 성인끼리 칭찬을 한다는 건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의 부자연스럽고 쭈뼛거리는 말투 너머에는 진심이 있었다.



편지를 써주었던 학생들에게서 답장이 왔다. 수능 당일 내가 해준 말이 도움이 되었다고 했다. 손으로 꼭꼭 눌러 쓴 글씨에는 진심이 있었다.



친한 후배로부터 연하장과 선물을 받았다. 선물의 의미를 자세히 설명한 그의 신남에는 진심이 담겨 있었다.


다행히 진심이 담긴 순간이 하나 더 많았다. 나에게 물어보았다. 사람들에게 진심인가? 적어도 거짓된 마음으로 속이진 말아야지. 그건 죄악이다. 남들은 몰라도 산타 할아버지는 알고 계신다. 그리고 선물도 못 받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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