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말을 듣지 않는다. 좋은 책을 사줘도 읽지 않고, 좋은 신발을 사줘도 운동하지 않는다. 잠들기 전 침대에서 핸드폰 하지 말라고 해도 듣지 않는다. 오늘 아침 힘들어하는 걸 보고 ‘자기 전에 핸드폰 하지 말랬지’라고 입바른 소리를 했더니 늦은 건지 삐진 건지 휭하니 출근한다. 못내 마음에 걸려 삶은 달걀 하나를 쫓아가서 챙겨줬다. 방긋 웃는다.
아침부터 재수가 없다. 피곤을 이기고 힘들게 일어났는데 하루의 시작이 잘못 지적이라니. 꼭 그래야만 했을까. 더 너그럽게 더 넉넉하게. 밖이 아니라 안에서 너그럽게 굴자.
나와 함께 가정을 꾸리고 행복을 나누는 그대, 오늘 하루 치열하게 살아내고 돌아와 따뜻한 밥을 나누는 그대,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고 아끼는 그대, 귀엽고 사랑스러운 미소를 가진 그대
자, 그러면 내내 어여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