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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onmon Oct 09. 2021

정신과 진단을 받은 가족들의 감정

Mom to doc/ 맘토닥

정신과 진단은 환아뿐 아니라 양육자에게도 큰 영향을 끼칩니다. 


부정하고 싶은 마음, 어딘가에 화를 퍼붓고 싶은 마음등의 감정이 다양하게 휘몰아 칠때, 그때 제가 어떤 위로를 드릴 수 있을지, 곰곰히 생각해 온 것을 글로 담아보고자 합니다. 


앞으로의 성취가 많이 남아있는 아이와 청소년에게 정신과적 진단이 내려질 경우.


조현병이나 양극성 정동장애, 발달 장애 같은 질환은 세부적인 연령은 다를 지 모르만, 비교적 젊은(어린) 나이에 질환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는 앞으로의 인생 중 가족과 함께 계획한 여러 목표를 수정해야 하고 무엇인가는 내려 놓아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바로 이 점이 많은 가족의 마음을 아프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마음을 내려놓거나 이겨냈다고 생각하시다가도, 이후 아이가 성장하며 자연스레 겪는 많은 과정 -입학, 친구사귀기, 취업- 을 겪을 때마다 많은 분들이 다시금 시련에 빠지게 된다 이야기를 주셨습니다.  


더불어 진단 초기에 예후를 단정짓기 어렵고, 꾸준하고도 긴 치료가 지난 후에 환자의 경과를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 경우 치료를 지속하는 과정에서 보호자들이 지치거나 무력감을 느끼시게 되는 경우가 많아집니다. 


고립감, 특히 정신과 질환에 대한 사회의 편견으로 인해 발생하는 위축이 환자뿐 아니라 환자의 보호자분들에게 나타나는 일이 드물지 않게 찾아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절대 드문 질환이 아닌데도, 주변에서 같은 처지의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고 하십니다. 또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한데다 도움을 청할 곳도 마땅치 않게 느껴진다 말씀하시기도 합니다. 


환경이나 스트레스, 부양이나 양육으로 인해 문제가 발생한다는 주변 사람들의 편견은 보호자들을 죄인으로 만들어 더더욱 사람을 위축시키게 만들고, 나아가 고립감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밟게 합니다. 때문에 보호자들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한 여러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떠한 조언들이 도움이 될까요. 


질환의 원인과 진행에 대한 객관적인 지식의 전달이 필요합니다. 

인터넷을 통해 질환에 대한 정보를 쉽게 얻게 된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예후에 대한 극단적인 경험담과 불확실한 대체의학, 여과되지 않은 편견 등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 인터넷이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객관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의료진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나 발병에 있어 가족이 원인을 제공했다 생각하시며 자책하시는 일은 금물입니다. 


자신과 비슷한 상황의 다른 보호자들을 만나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견디기 어려운 우울이나 불안이 계속된다면, 환자와는 별도로 본인 또한 정신과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가지 방법입니다. 


가족의 치료와 관련해서, 담당 주치의와의 적극적인 소통이 고립감을 줄이는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궁금하거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에 대한 적극적인 질문, 자신이 막연하게 질병의 원인이라고 추측했던 것들에 대한 확인, 예후에 대한 전망 등을 의료진과 공유하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자신의 마음도 돌보아 주세요.

보호자로서, 환자에 대한 걱정, 불안, 슬픔은 언제든 찾아오기 마련이지만, 그 감정을 24시간 느껴야 한다고 생각한다던지, 자책감 때문에 앞으로의 즐거움으로부터 스스로 멀어지려고 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슬프고 힘든 일이 있다고 해서, 자신이 누리는 기쁨이, 간간히 나오는 웃음이, 가끔씩 던지는 농담이 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보호자 자신의 마음을 지치지 않게 잘 다독이고 기존에 누리던 즐거움을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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