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며칠만에, 늦은 밤 창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달라졌다.
'맴~맴~' 혹시나 짝 찾는게 늦을까 청승맞게 울던 매미소리 사이로,
'귀뚤~귀뚤' 귀뚜라미가 끼어들었다.
어라. 아직 8월 중순인데 벌써 여름이 가는건가?
매미도 얼마 안남았구나. 이제는 귀뚜리 소리에 적응해야 하려나.
나이가 들면서 성장이 아닌, 노쇠로 가기 시작하면서
세월에 대해 둔감해지기는 커녕 더 민감해 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인가 보다.
나도 한 때, 저 매미처럼 매일매일이 여름인 줄 알았는데...
이제 곧 사라질 매미처럼 퇴출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하다.
더 걱정되는 건, 한번이라도 제대로 인생을 즐기지도 못하고 가는 건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일 듯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 '너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