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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단상 3] 매미 간다

by 여철기 글쓰기

불과 며칠만에, 늦은 밤 창밖에서 들리는 소리가 달라졌다.

'맴~맴~' 혹시나 짝 찾는게 늦을까 청승맞게 울던 매미소리 사이로,

'귀뚤~귀뚤' 귀뚜라미가 끼어들었다.


어라. 아직 8월 중순인데 벌써 여름이 가는건가?

매미도 얼마 안남았구나. 이제는 귀뚜리 소리에 적응해야 하려나.


나이가 들면서 성장이 아닌, 노쇠로 가기 시작하면서

세월에 대해 둔감해지기는 커녕 더 민감해 지는 건 자연스런 현상인가 보다.


나도 한 때, 저 매미처럼 매일매일이 여름인 줄 알았는데...

이제 곧 사라질 매미처럼 퇴출되는 건 아닌가 걱정이 들기도 하다.

더 걱정되는 건, 한번이라도 제대로 인생을 즐기지도 못하고 가는 건 아닌지에 대한 두려움일 듯



'너에게 묻는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마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


안도현 시인 '너에게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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