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400계단에 도전했을 때, 그것은 단순한 계단이 아니라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습니다.
때는 2024년 8월. 난생 처음보는 몸무게로 체중계 앞자리에 '9'가 보였습니다. 너무 몸관리를 안했다는 후회와 함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 필요했죠. 그렇게 찾은 방법이 '아파트 계단타기'였습니다.
시작하자마자 숨은 금세 가빠지고, 다리는 무겁게 내려앉았죠. 100계단도 채 오르지 못해 두 번이나 멈춰 서야 했습니다. “이걸 언제 다 올라가나…” 한숨이 절로 나왔습니다. 하지만 발을 떼고 멈추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며, 결국 25층 꼭대기까지 올라섰습니다.
처음부터 무리하지 말 것
그날 느꼈습니다. 처음부터 전속력으로 오르면 오래 가지 못한다는 것을요. 계단을 오르며 ‘내 호흡에 맞춰 가자’는 마음으로 속도를 줄였습니다. 컨디션을 살피고, 힘을 조금씩 나누어 쓰니, 포기하고 싶은 마음 대신 버텨볼 용기가 생겼습니다.
변한 건 계단이 아니라 나
시간이 흐르자 몸이 적응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5~6분 안에 멈추지 않고 끝까지 올라갑니다. 여전히 숨은 차오르지만, 예전처럼 ‘이제 못 하겠다’는 절망은 사라졌습니다. 같은 400계단이지만, 달라진 건 제 호흡과 태도였습니다. 목표가 확실하고, 체력에 자신이 생겼기 때문이죠.
삶도 계단처럼
삶도 이와 다르지 않습니다. 목표를 세우고 달릴 때 처음부터 무리하면 금세 지칩니다. 하지만 자기 페이스를 지키며 한 계단씩 나아가다 보면, 언젠가는 꼭대기에 서 있을 수 있습니다. 불가능해 보이던 길이 익숙해지고, 결국 내 안에 힘이 쌓이는 것이지요.
오늘도 저는 그 계단을 오릅니다. 단순한 운동이 아니라, 삶을 비춰주는 작은 여행처럼 말이죠.
여러분은 지금 어떤 ‘계단’에 도전하고 계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