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간다고 해서 5분 차이밖에 안돼. 그러니까 서두르지 말고 늘 안전운행 해."
운전대만 잡으면 사람이 과격해진다며 항상 급하게 가지 말고 천천히 가라고 염려하는 남편의 말이다. 사고가 났던 날에도
"아니, 나도 정차선으로 다니는데 당신이 뭐가 급해서 그렇게 끼어들기를 해. 천천히 제 차선으로 가. 빨리 가야 5분이니까.."하고 당부를 했었다.
5분. 남편 말대로 5분 차이밖에 안 난다는 것을 실감한 이후로는 속도가 많이 줄었다. 퇴근하고 선배와 함께 출발할 때마다 천천히 안전운행을 하는 선배와는 달리 나는 늘 집에 꿀떡을 두고 온 사람마냥 서둘러 달렸었다.
차선을 바꾸어가며 신나게 달려서 전주와 김제 IC로 나누어지는 사거리에서 신호를 받고 기다리며 서있는데 한참 뒤떨어져 왔던 선배가 전주로 빠지는 내 옆 차선에 와서 서는 모습을 보고 빨리 온다고 해서 전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실감했었다. 결국 토끼와 거북이 경주였다. 그 뒤로는
'천천히 즐기며 여유롭게 다녀야지' 라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다. 아직은 상황에 따라서 냅다 달리기는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기분좋게 출근을 했다. 한참 달리다가 끼어드는 차량들을 위해서 속도를 늦추어주고 사고가 났던 김제 소방서 오거리에서는 나처럼 직진 차선에 서 있다가 정차선으로 끼어 들어오는 차량들에게는 편안하게 들어올 수 있도록
'빨리 들어오세요.' 기다려주자 고맙다며 깜박이들을 넣어준다. 들어오겠다는 사람들 모두 들어오도록 배려해주고도 남편 말대로 5분 차이다.
사고가 나기 전까지는 아무 문제 없이 원만하게 다녔다고 해서 계속 불법차선으로 다녀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확실하게 넣어준 젊은 차주가 고맙기도 하다. 부디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로 모두 받기를 바라며 무엇보다 건강에 이상이 없기를 바란다.
어렵고 힘든 난관들을 통해서 삶이 더욱 풍부해지고 아름다워진다는 것을 새삼 깨닫는다. 똑같은 길을 통해 왔음에도 오늘은 감사 백배, 기분이 너무나 좋다. 생각을 바꾸면 세상이 달라지고 마음 먹기에 따라서 상황이 천지 차이다. 힘들었던 상황들을 모두 떨쳐내고 감사할 수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