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식물식에 완벽히 적응하면 건강에 더 적합한 맛을 새롭게 익히기 시작하기 때문에 미각이 변하고 이 변화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p.37) 콜린 캠벨, <당신이 병드는 이유>
어제 만들어 둔 물김치가 궁금해서 아침부터 한 대접 꺼냈는데, 시원하고 심심하게 간이 잘 배었다. 양배추와 오이를 오래 절이지 않아서 아삭아삭한 맛이 살아있다. 양념 역할을 하라고 넣은 양파가 가끔씩 잡히니 맛이 단조롭지 않다. 물김치를 어렵게만 생각했는데, 시원하게 해서 먹으니 처음 담근 물김치로는 성공이다. 양배추가 몸에 좋지만, 손질을 못해서 못 먹는 날이 많았는데, 이렇게 물김치를 담가 두면 맛있고 자극적이지 않아서 쉽게 먹을 수 있다. 매 끼니마다 채소 반찬에 신경 쓸 일 없이, 물김치 한 대접을 꺼내서 시원하게 곁들였다.
어제는 저녁에 과식을 했더니 잘 때까지 소화가 다 안 돼서 불편했다. 오늘은 전반적인 식사를 앞으로 당겼다. 오랜만에 물김치와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수제 쑥떡으로 아침도 먹었고, 점심을 좀 늦게 먹은 바람에 저녁은 옥수수 한 개 반과 오이양배추물김치로 갈음했다. 물김치가 맵거나 짜지 않고 개운한 맛이라 옥수수와 잘 어울린다. 아이들도 국물 위주로 조금 퍼주었더니 제법 먹는다. 아이들 반찬으로는 애호박구이를 해 주었다. 달군 팬에 참기름을 두르고 0.5센티미터 두께로 자른 애호박을 굽다가 소금을 조금 뿌려주었다. 식감이 부드럽고 참기름 향이 좋아서 아이들이 잘 먹는다. 달걀부침은 애호박과 대파 뿌리 부분을 송송 썰어 넣고 해 주었다. 다행히 냉동만두를 찾던 작은 아이가 집에서 만든 반찬으로 만족해 주었다.
자연식물식 51일째다. 30일까지 엄격한 자연식물식을 유지하면서, 가외의 음식을 거의 먹지 않고도 충분히 만족했는데, 31일째부터는 유연한 자연식물식을 유지하면서 치팅데이도 갖고, 평소에도 자연식물식 이외의 음식을 조금씩 추가하고 있다. 오늘은 아이들 반찬으로 만든 어묵채소볶음의 어묵 몇 조각과, 호두멸치볶음을 한 접시 먹었다. 나머지 음식은 자연식물식을 유지했다. 자연식물식도 맛있는 음식이 무궁무진하지만, 특별히 나쁜 음식이 아니고 적은 양이라면, 다른 음식도 추가해 보면서 유연하게 유지하는 자연식물식을 시험해보고 있다. 단식을 하느라 빠진 살이 다시 붙어서 단식 전의 몸무게로 돌아왔다. 피부는 가장 고생했던 부분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반면, 별로 대수롭지 않던 부분이 덧났다. 내 마음에 쏙 드는 방식과 속도로 치유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 것에 감사하며, 자연치유력을 믿고 자연식물식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