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한 양배추오이물김치

by 소미소리

양배추가 몸의 노폐물을 제거하고 알레르기를 낫게 하는데 탁월하다고 해서 자주 먹고 있다. 처음에는 샐러드만 만들다가 점차 볶기 시작했고, 이제는 다양한 무침이나 김치를 만들고 있다. 오늘은 처음으로 양배추를 이용한 물김치를 담갔다. 사실 종류를 막론하고 물김치를 처음 담가 보았다. 무생채나 부추김치, 배추겉절이나 오이김치는 쉽게 담그면서도 왠지 물김치는 어렵게만 느껴졌다. 마침 배추 대신 양배추를 사 왔는데, 양배추가 무지하게 크다. 그리고 양배추는 일반 김치보다는 물김치가 시원해서 더 맛있다고 하니 물김치를 시도해 보았다. 여러 가지 블로그를 보고 가장 만만한 방법을 택했다. 이웃에 살던 이가 물김치를 잘 담갔는데, 물김치를 어려워하는 나에게 해준 말이 있었다. “물김치는 일반 김치 담근 다음에, 물만 한 바가지 부으면 돼.” 이웃의 말을 떠올리며 가볍게 시작해 보자. 물 한 바가지 정도야 얼마든지 있으니까.


양배추를 사용할 만큼만 잘라서 씻었다. 양배추가 얼마나 큰지 일부만 잘라도 양이 엄청나다. 한 입 크기로 자른 양배추에 물을 자박하게 붓고 소금 두 큰 술을 풀어서 절였다. 오이도 한입 크기로 잘라서 소금에 절이고 양파도 같은 크기로 잘랐다. 양념은 밥 두 큰 술, 고춧가루 한 큰 술, 소금 약간, 식초 두 큰 술, 매실청 두 큰 술, 설탕 한 큰 술, 그리고 (잘 섞이라고) 물도 한 컵 넣고 믹서기에 갈았다. 핸디 믹서를 사용해도 좋다. 적당한 크기의 김치통에 양념물을 붓고 나서, 30분 정도 절인 양배추와 오이, 그리고 양파도 넣었다. 거기에 정말 물 한 바가지를 부었다. 김치통이 꽉 차도록 물을 붓고 나서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어봤다. 심심하고 새콤한 게 나쁘지 않다. 한 나절 실온에 두었다가 냉장고에 넣었다. 내일이면 간이 골고루 밴 시원한 물김치를 맛볼 수 있다. 겉절이를 담그면 웬만해선 실패가 없으니 자신이 있는데, 물김치는 처음이라 겸손한 마음이다. 물김치는 시원해야 제 맛이고, 어느 정도 맛이 배야 맛을 가늠할 수 있으니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수밖에….


아이들 반찬으로는 조기구이와 소고기미역국을 했다. 조기는 처음에만 잠깐 센 불로 굽고, 곧바로 약한 불에서 오래 구워야 타지 않고 속까지 잘 익는다. 조기는 비늘을 벗기고 손질하기가 번거로워서 자주 굽지 않는데, 작은 아이가 좋아하니 가끔씩은 준비하고 있다. 소고기미역국은 오래 끓이고 많은 양을 끓여야 제 맛이 난다. 배송 온 양지 한 근을 몽땅 넣고 두어 시간 끓였다. 미역도 한참 불려서 씻은 다음 익힌 고기와 함께 한 시간 동안 끓였다. 간은 멸치액젓 한 가지만 사용했고, 아무 양념도 넣지 않았다. 가족들은 골고루 먹고 나는 미역만 건져 먹었다. 미역 사이사이에 미처 골라내지 못한 양지는 그냥 먹었다. 자연식물식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고 있지만, 어쩌다 마주하는 자연식물식 이외의 음식도 (공장음식이 아니라면) 조금씩 허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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