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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Nov 20. 2024

채소를 많이 넣은 삼치탕

아이들 반찬으로 삼치조림을 할 생각이었다. 물에 무 한 토막을 적당한 크기로 나박하게 넣어 끓이다가, 냉장고에 넉넉히 있는 파김치와 갓김치를 넣었다. 그리고 해동한 삼치 한 팩(반 마리)을 서너 토막으로 잘라서 넣었다. 간을 보니 맵기만 하고 싱거워서 간장과 설탕으로 추가 간을 했다. 추가 간을 해도 매운맛이 너무 강해서 냉장고에 한참 들어있던 느타리버섯 한 팩을 씻어서 넣었다. 채소를 이것저것 많이 넣은 데다가 물까지 많이 잡았더니 삼치조림이 아니라 전골 느낌의 삼치탕이 되었다. 채소가 많이 들어가서 국물 맛이 좋고, 냉동 삼치지만 잘 해동이 되었는지 싱싱한 느낌마저 있었다. 이전에는 삼치 요리를 하면, 주저 없이 기름에 지졌었다. 당연히 반 마리로는 부족하고, 한 마리나 그 이상을 구웠다. 오늘은 채소가 주재료가 되고 삼치는 국물 맛을 내는 정도로만 넣었는데, 오히려 맛이 깔끔하고 감칠맛이 있어서 아이들도 제법 잘 먹는다. 나도 채소 위주로 맛있게 먹었다.


냉장고에 주문해 둔 채소와 과일이 자꾸 밀리는 느낌이라 부담스러웠는데, 어제오늘 부지런히 채소를 꺼내 썼더니 밀린 채소가 어느 정도 소비되었다. 느타리버섯이 너무 오래되어서 오늘은 볶든 얼리든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마침 삼치탕에 넣었더니 버섯도 해결하고, 버섯 덕분에 삼치탕 국물이 훨씬 맛있게 살아났다. 내일은 냉장고 속의 콩나물과 양배추를 이용해서 저녁 반찬을 만들 계획이다. 그러고도 밀려 있는 깻잎과 주키니 호박은 주말에 사용하는 걸로 미뤄둬야겠다.



오늘도 점심은 외식이라, 아침이라도 자연식물식을 제대로 차렸다. 삼삼한 단감양배추물김치에 채소 반찬, 여러 가지 과일로 아침을 먹었다. 외출할 일이 있으면, 아이들 간식으로 과일을 몇 통 담아두면 마음이 편하다. 가족들이 오며 가며 집어 먹는 간식으로 과일만큼 영양가 높은 음식도 별로 없다. 점심은 밖에서 먹기 편한 음식인 채소비빔밥(통조림 참치가 올라가 있었지만, 많지 않은 양이라 맛있게 먹었다)을 먹었고, 디저트로는 녹차를 마셨다. 날씨가 추워지니 따뜻한 라테의 유혹이 있었으나, 잠깐의 고민 끝에 깔끔한 음료인 따뜻한 녹차를 선택했다. 저녁은 삼치탕에 밑반찬으로 식탁을 차렸다. 며칠 전에 만들어 둔 땅콩멸치볶음이 잘 되었다. 볶음용 멸치를 기름 없이 팬에 볶다가, 멸치가 적당히 볶아지면 기름을 넣고 한 번 더 볶고, 약한 불로 줄여서(탈 것 같으면 불을 꺼도 된다) 볶은 땅콩과 설탕, 올리고당을 넣어 섞으면 완성이다. 뚝딱 만들어 두면 일주일은 든든한 밑반찬이 된다.


자연식물식 134일째다. 간식으로 베이글과 크림치즈, 딸기잼을 먹었지만, 주로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자연식물식에 가까운 식사를 했다. 눈에 이물감이 약간 있지만 여전히 렌즈를 잘 착용하고 있고, 감기가 올듯하지만 잘 이겨내고 있다. 운동할 시간을 놓쳐서 늦은 시간에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을 몇 바퀴 돌았다. 등산을 시작하고부터는 약한 강도의 운동은 성에 차지 않지만, 걸으면서 느껴지는 평온함은 여전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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