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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Nov 29. 2024

먹다 보니, 치팅데이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때때로 작정하고 치팅데이를 갖지만, 먹다 보니 치팅데이가 된 날은 오늘이 처음이다. 아침에는 훌륭한 자연식물식을 했다. 삼삼한 배추물김치 한 대접과 몇 과지 과일로 식사를 차렸다. 점심도 배추된장국에 나물반찬이니 자연식물식으로 그만하면 아주 좋다. 저녁에 가족들 반찬으로 삼겹살을 구웠는데, 오늘따라 자꾸만 손이 갔다.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육고기는 거의 먹지 않지만, 돼지고기는 싫지 않아서 한두 점씩 먹기도 했다. 그러다가 오늘은 거의 1일분의 고기를 먹은 느낌이다. 실제로는 100g이 안되었을 것 같은데, 평소에 채식을 하다가 그 정도 먹으면 아주 많은 양으로 느껴진다. 오늘은 고기가 거리끼지 않아서, 급 치팅데이로 변경하고 마음 편히 돼지고기를 먹었다. 그리고 디저트로 빵과 버터, 잼까지 즐겼다. 치팅데이로 정한 날은 보통 커피에 케이크와 튀김 종류까지 맛을 보는데, 오늘은 갑자기 정한 날이라 적당히 먹고 멈추었다.


자연식물식 143일째다. 처음에 피부 건강을 생각해서 식이요법을 시작했다. 사실, 이렇게 오랫동안 잘 유지할 거라는 기대감은 없었다. 처음에는 30일만 해도 성공이라는 마음이었고, 30일을 성공하자 60일로, 100일로, 그리고 100일이 넘어가면서부터는 계속 하자는 심산으로 1000일 건강식을 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자연식물식, 즉, 채소, 과일, 통곡물을 가공하지 않고 먹는 식사법이지만, 오늘처럼 치팅데이도 있고, 외식도 자주 하고, 편안하게 하고 있으니 아주 유연한 자연식물식이라 할 만하다.


매일 엄격한 자연식물식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만, 유연하게 하고, 때때로 치팅데이를 가지면 부담감 없이 오랫동안 자연식물식을 할 수 있다. 자연식물식에 포함되지 않는 정제된 곡물이나, 고기를 때때로 먹는다고 자연식물식을 아예 포기해 버릴 필요는 없다. 이렇게 먹은 날도, 저렇게 먹은 날도 있지만, 기본적인 식사는 건강한 식단인 자연식물식을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 그러니 오늘의 치팅데이도 통과다.


* 표지 사진 : UnsplashOrkun Or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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