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간단하다. 가능하면 가공하지 않은 그대로의 과일과 채소, 그리고 곡류를 많이 먹어라. 그러면 앞에서 말한 여러 가지 건강상의 장점을 얻을 수 있다.(p.146) 콜린 캠벨 외, <무엇을 먹을 것인가>
자연식물식은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채식과 비슷하지만 무가공식품을 먹는다는 점에서는 보다 엄격한 식이요법으로 볼 수 있다. 자연식물식을 하다 보면, 입맛이 정직해지고 예민해져서 어지간한 채소 반찬이나 흔한 과일에서도 대단한 맛을 발견한다. 하지만 아직 자연식물식을 시작하지 않은 가족들과 함께 먹을 반찬을 만들 때에는 가공식품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조미를 하고 있다. 조미할 때에는 주로 천연 간장과 마스코바도 설탕, 혹은 고춧가루나 올리고당, 멸치액젓을 사용하고 있다. 엄밀히 따지자면 멸치액젓도 멸치로 만들었으니 자연식물식 음식이 아니고, 비정제 설탕이라고는 하지만 마스코바도 설탕도 얼마간 가공을 했으니 자연식물식 음식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이것저것 다 따지면 정말 천연의 채소와 과일, 통곡물만 가지고 식탁을 차려야 하니, 가족들과 함께 먹을 음식은 더욱 유연하게 운영하고, 때로는 자연식물식에서 벗어난 건강식(육고기 포함)을 만들기도 한다.
두부조림은 주재료가 두부이니, 자연식물식을 할 때 이용하기 좋은 반찬이다. 두부는 생으로 김치와 곁들여 먹어도 좋지만 날씨가 추워지니 따끈하게 졸이듯이 구웠다. 두부를 도톰하게 잘라서 기름 두른 팬에 앞 뒤로 노릇하게 굽고, 양념을 부어서 한 번 더 구우면 완성이다. 가장 가느다란 대파 한 뿌리에 물, 설탕, 간장, 고춧가루를 3:2:2:1의 비율로 섞어서 양념을 만들었다. 닭다리순살을 구우면 아이들에게 인기 좋은 반찬이 쉽게 만들어진다. 닭고기를 기름 두른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굽다가, 약불로 고기의 속까지 익도록 둔다. 고기가 거의 익으면 양파 한 개를 가늘게 썰어서 같이 굽고, 양파에 갈색 빛이 돌면 대파 한 뿌리를 잘게 썰어서 넣고, 소금 반 큰 술, 후추 약간으로 간을 하면 완성이다. 소금과 후추만 넣어도 닭고기의 육즙에 향신채소가 어우러져서 맛이 훌륭하다.
국은 김치가 많으니, 콩나물김칫국을 했다. 콩나물과 김치를 끓이다가 된장 한 큰 술로 간을 했다. 김장김치가 넘칠 듯이 있으니, 김치를 이용해서 반찬을 쉽게 만들고 있다. 자연식물식 160일째다. 자연식물식을 실천하는 기간이 늘고 있으니 뿌듯하고 감사한 마음이다. 자연식물식을 이렇게 길게 하게 될 줄도 몰랐고, 이렇게 좋을 줄도 몰랐다. 돌려 생각하면 자연식물식을 하다 보니 마음도 평화롭고 몸도 편안해서, 자연식물식이 점점 더 좋아지고, 그래서 계속 유지하고 있다. 어제 운동을 하지 않았더니 아침에 몸이 좀 찌뿌둥하여 등산을 했다. 등산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복식호흡을 하였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한 계기였던 아토피피부는 이제 완전히 해결되었고, 피부가 이전보다 더 좋아졌다. 피부는 다 치유되었지만, 자연식물식에 익숙해지고, 자연식물식이 건강한 식사라는 확신이 있으니 계속 실천하고 있다.
* 표지 사진 : Unsplash의 Anh Nguy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