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저녁을 급하게 준비하느라 참치 한 캔을 넣고, 참치김치찌개를 했다. 김장김치가 넉넉히 있으니 참치김치찌개는 아주 쉽게 만들 수 있다. 김장김치를 한 대접 송송 썰어 넣고(김치가 싱거우면 김치 국물을 몇 국자 넣고, 김치가 짜면 국물은 넣지 않는다), 물 한 대접 넣어서 끓이다가, 참치 한 캔, 두부 반 모 잘라 넣고 한소끔 더 끓이면 완성이다. 부족한 간은 간장이랑 설탕으로 한다. 간장은 생략해도 된다. 참치김치찌개에는 달걀 프라이만 몇 장 부쳐서 곁들이면 조합이 좋다.
자연식물식을 하고 있으니, 참치김치찌개는 가족들만 주었다. 참치 통조림 조금 들어간 음식 정도는 얼마든지 먹기도 하지만, 다른 자연식물식 반찬이 있으니 굳이 김치찌개에 손이 가지 않았다. 사실, 가족을 위한 김치찌개도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부터 자주 끓이고 있다. 자연식물식을 하기 전에는 김치는 메인 반찬으로 이용할 생각 자체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고기나 해산물을 이용한 반찬을 했었다. 그러니 늘 김장김치는 찬밥 신세였다. 양가에서 매 해 겨울, 김장김치를 여러 통씩 주시면, 김치냉장고에 쟁여 둔 김치가 일거리처럼 부담스럽기만 했지, 별로 반갑지 않았다. 이제는 김치가 얼마나 훌륭한 반찬인지 아니까, 이런저런 방식으로 매일 먹고, 요리에 넣어서 사용하고 있다. 김장김치가 싱거우면 생으로 먹고, 좀 짜고 매우면 요리에 넣는 식이다. 싱거운 김치는 많이 먹어도 부담되지 않으니 좋고, 간이 세게 된 김치는 김치찌개나 볶음김치, 김치전에 사용하면 맛깔난다.
자연식물식 167일째다. 이제 커피를 꽤 자주 마시고 있다. 일부러 마시지는 않지만, 마실 일이 생기면 피하지 않고 주문한다. 오늘은 캐러멜마키야또를 주문했다. 우유를 오트를 바꾸는 옵션이 없어서 우유와 캐러멜이 넉넉히 들어간 커피를 마셨다. 자연식물식 음식은 아니지만, 때때로 마시는 달콤한 음료에 마음이 즐겁다. 올 겨울 처음으로 붕어빵을 맛보았다. 아침과 점심은 물김치와 비빔밥으로 자연식물식을 제대로 유지했다. 전반적인 컨디션도 좋고, 렌즈를 착용해도 눈의 이물감이 없으며, 피부도 아주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 사진 출처 : Unsplash의 Wei Khang Ch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