깍두기가 김치냉장고에 많이 있는데, 별로 손이 가지 않는다. 처음에는 맛있게 먹었는데, 이제는 깍두기를 꺼내지도 않으니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깍두기로 고등어조림을 하면 맛있다고 해서 시도해 보았다. 마침 냉장고에 고등어 두 팩이 있으니 그중에서 한 팩을 꺼내어 해동해 두었다. 외출했다 돌아와 보니, 고등어가 너무 녹아서 흐물거릴 지경이다. 오늘 날씨가 영하 십 도를 밑돌고 있지만, 실내온도는 꽤 높은 편이라 해동이 너무 되어 버렸다. 차라리 냉장실에서 느리게 해동하거나, 찬물에 담가서 잠깐 해동했다 사용하는 편이 나을 뻔했다. 해동이 너무 된 고등어는 조리를 해도 비린내가 남아있다.
냄비에 깍두기와 육수(마침 황태육수가 있어서 사용했다)를 넣고 끓이다가 고등어 한쪽을 올린다. 고등어가 어느 정도 익었을 때 간을 보고, 부족한 간은 설탕 한 작은 술과, 김치 국물 한 국자로 했다. 깍두기에 김치국물이 어우러져서 고등어가 짭짤하게 잘 조려졌다. 깍두기는 그냥 먹으려면 손이 가지 않아도, 고등어를 넣고 조리니 먹기 좋았다. 자연식물식을 하고 있으니 고등어는 가족들만 주고 나는 무 위주로 먹었다.
고등어에 깍두기를 넣으니 맛도 괜찮지만 조리가 한결 수월하다. 무를 손질할 필요도 없이 깍두기만 한 대접 넣으면 쉽게 맛이 난다. 생무를 넣으면 충분히 끓여서 부드럽게 해야 맛있지만, 깍두기는 설컹하게 익어도 맛이 괜찮다. 깍두기가 많이 있으니, 냉동실에 있는 동태도 깍두기로 조려보아야겠다.
자연식물식 184일째다. 자연식물식 처음 30일은 엄격하게 유지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시간이 안 가더니 이제는 시간이 언제 갔는지도 모르게 흐르고 있다. 곧 자연식물식 실천 200일이 된다. 자연식물식을 유연하게 하고 있으니 부담이 없다. 먹고 싶은 대로 달걀이나 빵, 생선은 때때로 먹는다. 아침은 되도록 과일식을 하고 있고(겨울에는 시원한 물김치보다 과일이 당긴다), 한 끼를 자유롭게 먹으면 다른 한 끼는 자연식물식에 가깝게 먹어서 하루에 두 끼는 자연식물식을 유지하고 있다.
손가락에 사마귀가 있어서 한의원에서 뜸치료를 받고 있다. 피부과에서 몇 번 시술을 했는데, 비슷한 자리에 연거푸 올라와서 한의원 치료를 받게 되었는데, 한의사 선생님 말로는 자연식물식이 차가운 성질이라, 아토피 치료에는 좋은데(한방에서는 아토피를 열로 본다고 한다), 수족냉증에는 좋지 않다고 한다. 그리고 손이 차가우면 손사마귀가 생기기 좋은 환경이 된다고 한다. 그러고 보니 원래 손발이 차갑기는 했지만, 자연식물식을 하면서 여러 가지 좋은 변화가 있었지만, 유독 손은 따뜻해지지 않았다. 자연식물식이 좋으니 계속 유지할 생각이지만, 손발을 따뜻하게 하기 위한 방법도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