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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Jul 16. 2024

가족들도 자연식물식의 세계로…

자연식물식 7일 차이다. 자연식물식은 채식과 유사한 다이어트 방법이다. 존 맥두걸 박사가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에서 주창한 방법으로 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단을 유지하면 놀랍도록 건강하고 아름다워진다고 한다. 아름다움도 건강의 다른 말 아닌가? 젊었을 때는 별로 아름다움을 갈망하지 않는다. 젊은 시절은 충분히 건강하고 아름답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 줄도 몰랐고, 나이가 든 뒤의 세상을 상상하지도 않았지만, 어느덧 서서히 노화가 다가오고 쇠락한 아름다움과 건강에 서운하면서, 아름다움과 건강을 쟁취하기 위해 비로소 노력하게 된다.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만, 당장에 몸 여기저기가 불편하면, 어떤 방법으로든 다시 건강해지려고 노력하게 된다. 건강과 더불어 아름다움도 온다. 자연식물식도 건강해지는 방법 중에 하나이다.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 별로 강하지 않았다. 그러니 다이어트보다 식욕이 우선이었다. 외모를 보여주어야 하는 직업을 가진 것도 아니니 입맛에 맞는 음식을 양껏 즐겼다. 그러다가 아토피를 맞이하게 됐다. 원래부터 아토피가 있던 체질인데 어느 순간 깨끗이 나았다가 10년 만에 다시 찾아왔다. 영문도 모른 채, 심한 감기에 걸려 앓아누운 사람처럼, 아토피 앞에서 속수무책이었다. 되돌아 생각해 보면, 계속 몸에 반응들이 있었다. 눈에 알레르기가 생긴다든가 사마귀가 나기도 하고 손톱 무좀 때문에 몇 달을 피부과 약을 먹기도 하는 등 몸에서 계속 신호를 보냈지만, 비교적 건강에 자신 있던 사람이니, 식습관의 문제를 알아챌 리가 없었다. 필요한 대로 안과나 피부과, 치과에 다니고, 오래도록 알레르기 약을 먹어도 치료가 뎌뎠지만 그러려니 했다.



안과에서 받아 온 알레르기 약을 몇 달째 먹던 어느 날, 갑자기 피부에 발진이 나더니 아토피가 심하게 올라왔다. 그때 비로소 식습관을 점검할 마음을 먹었다. 처음에는 한의원에서 처방받은 대로 체질식을 했다. 피부과 약을 먹지도, 바르지도 않았지만 아토피가 조금씩 잡히기 시작했다. 조승우 한약사가 주장하고 있는 채소과일식도 아침마다 실천했다. 아침은 채소나 과일을 먹고, 점심과 저녁을 체질식으로 먹는 루틴이었다. 그러다가 점점 식단 조절이 느슨해지고 온갖 음식을 다시 먹기 시작할 무렵, 아토피가 많이 나았지만 다 낫지 않은 시점에, 자연식물식을 알게 되었고 오늘까지 실행하고 있다. 아침은 채소나 과일을 먹고 점심과 저녁은 통곡물을 포함하여 먹는데, 며칠 해보니 식사를 준비하기도 편하고 몸도 편안하다.



아침에는 참외 한 개를 먹었다. 요즘 참외는 하나만 깎아도 양이 많아서 포만감이 든다. 점심에는 잡곡밥(백미에 녹두나 쥐눈이콩을 주로 섞는다. 사실 자연식물식에는 백미가 아니라 현미가 맞는 음식이지만 아직까지 현미밥은 도전하지 못했다.)에 콩나물국, 양파무침에 아삭이고추, 쌈장을 먹었다. 저녁은 아이들이 오기 전에 반찬을 몇 가지 했다. 기름을 살짝 두른 팬에 중파 한 모숨(다섯 가닥 정도 된다)을 적당한 길이로 잘라서 볶다가 맛살을 함께 볶았다. 설탕과 간장만 넣어서 한 번 더 볶는데, 따로 물을 넣지 않아도 파에서 나온 수분 때문에 타지 않는다. 양배추도 간장으로 가볍게 간을 해서 볶았다. 다 볶은 뒤에 불을 끄고 생들기름을 살짝 둘렀다. 브로콜리는 끓는 물에 줄기부터 넣고 잠깐 데쳤다. 브로콜리를 넣은 물이 다시 끓어오를 때까지 기다리면 식감이 물렁하다. 브로콜리 색이 진한 녹색으로 변하면 일분 정도만 더 두고 찬물에 헹구어 낸다. 브로콜리에는 초고추장을 곁들이고 맛살파볶음에서 파만 골라 먹었다. 식탁을 차리고 보니 대부분 자연식물식에 맞는 반찬이다. 공장에서 찍어낸 음식을 좋아할 때에는 으레 햄, 소시지, 돈가스 등을 상에 올리고 채소를 조금 곁들여 먹었는데, 오늘의 식탁을 보니 온갖 채소반찬에 맛살이 살짝 곁들여 있을 뿐이다. 가족들에게도 자연식물식의 세계가 다가가고 있다.



오늘은 어떤 변화가 있었나? 자연식물식 초기부터 눈의 이물감이 사라졌고 여전히 편안하다. 안과에서 약을 몇 달째 지어먹고도 안 떨어지던 알레르기가 비로소 사라졌다. 몸무게는 별 차이 없고, 피부 상태는 미세하게 좋아졌다. 오늘은 갈증이 좀 나는 편이고, 속이 쓰렸다. 저녁을 많이 먹고 바로 눈을 좀 부쳤더니 속이 부대낀다. 한 시간 정도 걸었다. 자연식물식을 시작하기 전에는 하루에 한두 시간은 반드시 걸어야 편했는데, 요즘에는 마음 가는 대로 슬슬 걷고도 비교적 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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