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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미소리 Jul 23. 2024

몸무게의 증가

몸무게가 늘었다. 자연식물식 1일 차에 비해서는 약간 줄어들었지만, 어제에 비해서는 상당히 늘었다. 하비 다이아몬드는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에서 몸무게의 증가를 해독작용과 관련하여 설명한다. 좋은 음식을 적정한 시간에 먹으면 몸의 노폐물이 빠지면서 몸무게가 줄어들지만, 잘못된 음식을, 잘못된 조합으로, 잘못된 시간에 먹으면 몸에 독성이 쌓이면서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할 수 있다. 엊그제 제대로 못 자서 어제의 생활이 흐트러졌음에도 불구하고, 어제는 몸무게도 줄고 몸의 컨디션이 크게 나쁘지 않아서 신기하게 여기던 참이었다. 반면 어젯밤에 (너무 피곤해서) 비교적 잘 잤고, 오늘은 규칙적인 생활을 했는데도 몸무게는 늘고 몸마저 무겁다. <다이어트 불변의 법칙>을 읽지 않았더라면 좌절했을 상황이다. 불안은 무지에서 온다고 하지 않는가? 어떤 식으로든지 몸무게의 증가를 이해할 수 있다면 괜찮다. 오늘 오전에 상쾌하게 운동도 하고, 좋은 음식을 적정한 시간에 좋은 배합으로 먹었으니, 몸의 해독작용에 힘을 실어준 셈이고, 그렇다면 내일은 몸무게가 다시 빠지지 않을까? 내일 또 몸무게가 늘면 어떤가? 그렇다면 내일모레 몸무게가 더 많이 줄지 않을까? 하비 다이아몬드 말대로라면 해독작용이 되면 몸무게는 줄어드니, 며칠이 지나도록 몸무게가 줄지 않을 수는 없을 거다. 그런데 만약 그때에도 몸무게가 늘었다면? 그러면 많이 먹은 걸로 치는 수밖에…


수많은 사람들의 질병을 음식으로 치유한 하비 다이아몬드가 말하는 좋은 식습관은 오전에는 가능하면 과일만 먹고, 점심과 저녁은 일반식을 하되 다양한 음식을 섞어서 먹지 않는 것이다. 이를 테면 고기(단백질, 지방)에는 감자(탄수화물)를 곁들이지 말고, 샐러드와 함께 먹는다. 빵(탄수화물)을 먹는다면 우유(단백질, 지방)를 함께 마시지 않고 채소를 곁들이기를 권한다. 결국 채식 위주로 간소한 식단을 유지하라는 조언이다. 최근에 읽은 존 맥두걸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에서 주장하는 자연식물식과 일맥상통한다. 1년 전만 해도 고기와 유제품을 즐겼는데, 채식을 권유하는 책들을 읽으면서 채식의 좋은 점을 배워가고 있다. 지금은 그저 30일을 작정하고 자연식물식(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을 하고 있는 중인데, 30일이 지나더라도 고기를 마구 먹거나 유제품을 듬뿍 먹는 일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아침에는 참외와 복숭아를 먹었다. 참외가 단단하고 맛있다. 복숭아는 냉장고에서 숙성이 되는지 점점 달아지고 있다. 점심에는 브로콜리를 데쳐서 초고추장에 곁들이고, 냉장고에서 며칠째 머물고 있는 적양배추볶음에 간장으로 간을 해서 한 번 더 볶았다. 물이나 기름을 추가하지 않고 볶았더니 양배추가 꼬들꼬들해져서 식감이 좋아졌다. 미역국과 겉절이를 꺼내서 식탁을 차리고, 방학을 맞은 아이를 위해서는 어묵볶음을 추가했다. 기름을 두르지 않은 팬에 어묵만 볶다가 거의 다 볶아졌을 때, 파 한 줄기를 어묵과 비슷한 크기로 잘라서 넣고 간장과 설탕으로 간을 하면서 기름을 소량 첨가했다. 간도 보지 않고 달달 볶아주었는데 비주얼도 그럴듯하고 아이도 맛있게 먹는다. 어쩌면 간을 보지 않으니 간이 세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아이들이 맛있다고 먹는 건지도…..) 냉장고에 남아 있던 삼치구이 세 조각은 마늘, 간장, 설탕 양념으로 조려 주었다. 저녁에는 아이들 반찬으로 달걀부침에 명란젓갈무침을 넣었다. 명란젓갈무침이 애매하게 남아서 달걀에 섞었는데, 아이들이 좋아했다. 역시 달걀과 명란젓 조합은 어지간하면 성공이다. 나는 자연식물식을 유지하고, 방학을 맞은 아이들을 위한 반찬은 추가로 한두 가지씩 만들고 있다. 간식으로는 참외와 찐 미니단호박을 먹었다.


자연식물식 14일 차인 오늘의 변화는 별로다. 몸무게도 좀 늘었고, 피부도 좋아진 곳도 있지만 아닌 곳도 있다. 게다가 오랜만에 눈의 이물감이 약하게나마 느껴졌다. 갈증 감소는 잘 유지되고 있다. 변화가 마뜩잖은 날이지만 어떻게 모든 날이 아름답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기만 할까? 자연식물식을 잘 지키고 있으니, 이런 날을 넘어 좋은 변화가 다가오는 날도 있을 거라고 기대감을 가져 본다.


* 표지 사진: PixabayMuhamad Rizky Kusuma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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