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미소리 Jul 24. 2024

30일 자연식물식의 절반을 지나며….

존 맥두걸 박사의 <어느 채식의사의 고백>을 읽고 가벼운 마음으로 자연식물식(채소, 과일, 통곡물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을 시작했다. 그전에도 여러 종류의 건강한 다이어트 식단을 경험해 보았으니, 남들이 좋다고들 하는 자연식물식도 어렵지 않을 것 같았다. 작정하지 않으면 조금씩 이것저것 먹게 될 게 뻔하니, 30일을 제대로 해보겠다고 선언했다. 역시나 자연식물식을 시작하자마자 맛있는 음식들이 유혹했고, ‘한두 번 먹는다고 무슨 일이 날까?’ 싶어서 흔들렸다. 사실 자연식물식이 아닌 음식을 조금씩 맛본다고 큰일 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렇게 작심하고, 게다가 선언하고 기록까지 남기는 입장에서,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30일 자연식물식의 절반을 넘기는 시점까지 먹기로 계획된 음식 이외에는 입에 대지 않고 있다. 멸치육수와 멸치액젓은 아직 사용하고 있지만 빵이나 과자, 버터나 치즈, 해산물이나 육류 등은 일절 먹지 않는다. 그리고 자연식물식 12일 차까지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 짧은 기간에 몸무게도 1킬로 이상 줄고, 눈의 이물감과 갈증이 감소되었다. 몸이 가볍고 컨디션이 좋았는데, 그즈음에 감기에 걸리고(다행히 며칠 만에 자연 치유되었다) 13일 차에 밤잠을 거의 못 자는 일이 있고부터는 몸무게도 약간 상승하고, 몸의 전반적인 컨디션이 떨어졌다. 그래도 자연식물식 첫날에 비하면 좋은 변화가 여전히 존재한다. 중간중간에 생기는 돌발 상황이야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자연식물식을 하지 않았더라면 더 힘들었을 텐데, 그나마 건강한 식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컨디션이 좋아진 편이다.



아침에는 복숭아와 토마토를 먹었다. 아이가 방학을 해서 아이도 함께 아침 과일을 먹게 되고, 자연스럽게 자연식물식을 공유할 수 있다. 아이들 방학 기간과 자연식물식 기간이 겹치니 좋기도 하다. 점심에는 적양배추와 양파를 무쳤다. 백김치처럼 고춧가루를 사용하지 않았다. 적양배추를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소금에 버무려 두고 양파를 비슷한 크기로 잘라서 절인 적양배추와 섞었다. 여기에 식초 한 큰 술, 설탕 두 큰 술을 넣고 버무렸다. 소금만 넣고 사우어크라우트를 만들어서 발효시켜 먹어도 좋지만, 바로 먹을 거라 식초와 설탕을 가미했다.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면서 먹으려고 넉넉하게 무쳤다. 아이 반찬으로는 달걀 숙주 볶음을 했다. 기름 두른 팬에 달걀 두 알을 익히다가 숙주, 간장, 설탕을 넣고 한 번 더 볶았다. 저녁에는 부침개를 해주려다가 시간을 깜빡 놓쳐버려서 급하게 달걀 프라이를 해 주고 미역국과 김, 채소 반찬을 꺼내 주었다. 쑥쌀가루가 냉동실에 한 봉지 남아 있어서 간식으로 쑥개떡을 만들어서 단팥과 곁들였다. 어머니가 가져다 주신 쑥쌀가루가 많아서 봄과 여름 내내 쑥떡을 실컷 해 먹고 있다. 자연식물식 전에는 밖에서 사 먹는 간식을 좋아했으니, 냉동실의 식재료가 부담스럽기만 했는데, 이제는 냉동실의 식재료를 충분히 사용하고 있다.



자연식물식 15일 차, 오늘의 변화를 살펴보자. 며칠 전 잠을 못 잔 뒤로 수면 리듬이 흐트러졌는지 어제도 몇 시간 못 자고 새벽기상 후 다시 잠드는 이상한 패턴을 그렸다. 몸무게는 어제보다는 줄었지만, 며칠 전에 비해서는 늘어났고, 피부 상태는 큰 차이 없는 것 같다. 눈의 이물감이나 갈증 감소는 다시 잘 유지되고 있다. 역시나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잠이다. 자연식물식을 잘 유지하고 있으니 오늘은 좀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몸무게의 증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