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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을 위한 치즈 감자채부침개

by 소미소리

자연식물식 27일째다. 30일을 작정한 자연식물식에 가속도가 붙었다. 자연식물식에 적응할수록, 편안하게 실행하고 있으니 날짜가 가는 시간이 속절없다. 자연식물식을 하는 동안 외식을 하지 않고, 식사 약속도 만들지 않고, 티타임도 웬만하면 만들지 않고 있다. 단순한 음식을 먹는 것처럼 생활도 단순하게 유지한다. 신기하게도 담담한 음식만 먹으니 식재료 본연의 맛을 즐기는 기쁨을 누리게 되고, 빼곡한 일정을 만들지 않으니 조용하게 흘러가는 일상에서도 질서와 평온함에서 오는 기쁨이 있다.



아침은 어제 마트에서 사 온 과일을 꺼냈다. 멜론과 방울토마토, 키위로 아침을 차렸다. 자연식물식은 자연에서 온 식물이라면 어떤 음식이든, 얼마만큼의 양이든 허용되는 식이요법이다. 채소, 과일, 통곡물이라면 무엇이든 좋은 음식이지만, 아침에는 과일을 먹는 게 더 편안하다. 채소를 먹어도 좋지만, 여름에는 과일이 흔하게 있으니 과일만으로 아침 식탁을 차려도 충분하다.


점심은 어제 만들어 둔 얼갈이 겉절이로 비빔밥을 했다. 오랜만에 만든 비빔밥이 가족들에게 인기가 좋았다. 찬밥에 고추장, 들기름, 매실청을 적당히 넣고 비볐다. 양념이 잘 섞인 밥에 가지 볶음과 양배추 양파 볶음을 적당한 크기로 잘라서 넣고, 얼갈이 겉절이를 듬뿍 넣고 비볐다. 가지나 양배추 볶음은 없으면 넣지 않아도 되고, 다른 나물이 있으면 다른 걸 넣어도 좋다. 얼갈이를 넉넉히 넣은 비빔밥이 아삭하고 시원해서 오늘처럼 더운 날 먹기 딱 좋다. 가족들 비빔밥에는 추가로 참기름 달걀 프라이를 올려 주었다. 어제 인스턴트식품으로 배를 채우는 가족들을 보면서 속상했는데, 오늘은 건강한 음식을 함께 먹으니 마음이 편하다.



저녁에도 자연식물식 음식으로 가족들 식탁을 차려주고 싶어서 감자부침개를 했다. 감자를 믹서기에 갈아서 부친 감자전은 최근에 몇 번 해 먹었던 터라 이번에는 다른 방식의 감자전을 했다. 가는 채칼로 감자 5개를 얇게 채쳤다. 감자채에 소금 2 작은술을 넣어 절여지는 사이에 고추 2개를 다졌다. 그냥 먹기에는 매운 고추여서 감자전에 넣어 소비했다. 거기에 감자 전분을 4큰술 정도 넣고 섞었다. 프라이팬에 감자채 반죽을 펴서 올리고 앞뒤로 센 불에서 3분 정도 구웠다. 가족들의 구미에 맞게 모차렐라를 뿌리고 프라이팬 뚜껑을 덮어서 녹인 다음, 후춧가루를 뿌리면 치즈 감자채부침개 완성이다. 짭짤하게 만들어진 감자채부침개가 인기가 좋아서 5장 이상 부쳤다. 내가 먹을 감자채부침개에는 치즈를 뿌리지 않았다. 감자전은 자연식물식을 하면서도 먹기에 손색없다. 사실, 자연식물식을 더 엄격하게 유지한다면, 식물성기름도 사용하지 말고, 가공된 감자전분도 쓰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아직 멸치액젓을 양념으로 쓰듯이, 식물성기름과 전분 정도는 사용하고 있다. 너무 엄격하게 하면 아예 시도조차 못할 가능성이 있으니 상황에 맞게 과하지 않은 한두 가지의 식재료는 가감해서 쓰고 있다.



자연식물식 27일째인 오늘은 지인들에게도 자연식물식을 권유했다. 경험해 보고 좋으니, 필요해 보이는 지인에게 자연식물식을 간단히 소개해 주었다. 자연식물식은 그저 예전 우리나라 사람들이 먹던 밥상대로 차리면 되는 식이요법이다. 채소, 과일, 잡곡밥으로 밥상을 차리고 김치와 나물 반찬을 먹으면 된다. 옛날처럼 고기나 생선은 특별한 날 아니고는 차리지 않는다. 물론 아직 가족들은 자연식물식을 하지 않으니 고기나 생선을 하루 걸러 하루는 준비하고 있지만, 점점 빈도수가 줄고 있다. 어제저녁에 밥 대신 감자를 먹었더니 아침 몸무게는 약간 줄었다. 눈의 이물감이나 갈증도 감소된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고, 피부는 눈에 띄게 좋아졌다. 자연식물식 처음에 느꼈던 나른하고 기운 없는 느낌은 이제 전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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