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동안 자연식물식을 엄격하게 유지하느라 뜸했던 외식의 아쉬움을 풀기라도 하듯이 오늘의 치팅데이는 폭주했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과 입안의 달콤함이 즐거웠다. 기름진 음식을 과식하니 몸은 부대끼는데도 입만큼은 즐거웠다. 오랜만에 가족 모임이니 며칠 전부터 즐거운 마음이 들었다. 자주 외식을 하면 별다른 느낌도 없지만, 이번에는 특별하게 느껴져서 미리 예약까지 했다.
아침은 늦게 일어난 바람에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점심은 뷔페에서 이것저것 먹었다. 여전히 샐러드와 과일을 많이 먹기는 했지만, 엊그제 외식을 하고 또다시 치팅데이를 가지니 몸이 부대낀다. 엊그제 치팅데이 때는 거의 샐러드를 먹고 다른 음식을 조금씩 가미했다면, 오늘의 치팅데이는 동물성 식품을 많이 먹었다. 체질식을 할 때부터 먹지 않았던 고기는 여전히 입에 대고 싶은 마음이 없었지만, 얼마 전까지 즐겨 먹던 해산물에는 자연스럽게 손이 갔다. 그러니 해산물수프를 시작으로 회와 초밥, 장어구이, 새우튀김과 복어강정까지 먹었다. 평소에 먹는 자연식물식 음식보다 더 맛있다는 느낌은 없었고, 새우튀김은 너무 느끼해서 한 개를 다 먹기도 힘들었지만, 장어와 복어는 맛있게 먹었다. 그 정도만 먹고 멈추어도 충분했는데 먹다 보니 피자와 치즈도 조금 맛보고, 디저트로 카푸치노에 케이크와 초콜릿까지 먹었다. 카푸치노는 몇 입을 마시자마자 강렬한 향이 싫어서 반도 못 마시고, 케이크도 너무 자극적이라 반도 못 먹었지만, 얼마 전까지 즐겨 먹던 초콜릿은 한 개를 거의 다 먹었다. 먹고 보니 지나치게 자극적인 음식뿐이다. 자연식물식은 실컷 먹어도 몸과 마음이 편하지만, 오늘의 음식은 먹을 때만 즐거울 뿐이다.
집에 와서 저녁에 몸무게를 재어 보니, 아침 몸무게에 비해서 6킬로가 늘었다. 이상해서 다시 재니 10킬로가 늘었다. 체중계의 오류이겠지? 배터리가 다 되었을까? 그런데 실제로 몸무게가 10킬로는 증가한 듯 몸이 무겁게 느껴진다. 깔끔하고 담백한 음식인 자연식물식을 했을 때와 비교해서 갑갑한 느낌이 있다. 자연식물식의 쾌적함을 맛보고, 자연식물식 음식의 삼삼한 맛을 알게 되니, 입만 즐거운 기름진 음식이 결코 즐겁지 않다. 내일부터는 다시 반가운 자연식물식으로 돌아간다. 아침은 제철과일을 먹고, 점심과 저녁은 통곡물밥에 채소와 나물반찬을 곁들일 때가 가장 편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