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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옥 Feb 28. 2018

첫사랑이 힘든 이유처럼, 첫강의의 추억

우리가 처음에 서투른 이유

처음은 원래 힘든 것이라고 했다. 누군가를 처음 사랑하는 일, 첫사랑,  어떤 일을 처음 하는 것, 첫경험, 그리고 나에게는 처음 강단에 섰던 일, 첫 강의. 첫사랑은 늘 힘이 들고, 많은 힘을 쓰고 소진한 후 결국 실패한다는 것은 법칙이었을까? 그것이 맞다면 나의 첫 강의가 나의 의지와 노력에 비해 지금 돌이켜 봤을때 많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해도, 그저 원래 처음은 그런 것이려니 하고 자족할 수도 있을 것도 같다.


처음, 첫사랑, 첫 경험이 실패하는 이유는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 사랑에 대해서, 어떤 시도하는 그 일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처음이라서 잘 해보고 싶은 마음이야 더욱 강렬 하지만, 모름지기 경험이 없는 초짜의 일이란 많은 부분에서 실수 투성이 인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면 35살(미국나이로.-.-;;) 의 오늘 하루를 사는 일이 처음인 내가 뭔가 미숙한 것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나를 용서할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겠다. 나는 내게 조금 더 관대해 져도 된다. 그리고 그런 의미에서 나는 나의 첫 강의에 대해서도 관대해 지기로 했다


첫강의의 추억


다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고, 나는 나의 맨 처음의 강의를 ‘정보사회의 이해’라는 교양강의로 시작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참 낯간지러운 경험이지만, 그때의 나는 어찌되었든 나의 강의를 듣는 대학생들이 등록금이 아깝지 않을 수 있는 강의를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있었다. 한낱 교양 강의라고 해도 나는 강단에 서는 첫 경험이었던 그 강의가 다른 여타의 전공 강의들과 비교해서도 기억에 남는다.


당시의 내 강의를 들었던 학생들이 볼까봐, 아니, 그냥 다른 모르는 사람이 본다고 해도 몹시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정말 욕을 얻어들을 것을 각오하고 고백하자면, 처음 ‘정보사회의 이해’ 강의가 내게 주어졌을때, 내 첫마디는 “아...저 잘 모르는 데요. 정보 사회..”였다. 물론 그 다음에 바로 “열심히 해 볼게요. 감사합니다.”라고 말하긴 했지만.  


박사 수료를 한학기 남겨두고 시작된 내 강의 인생의 첫 페이지를 담당했던 ‘정보사회의 이해’에서는 SNS를 주로 다루기도 했고, SNS 전문가를 모시고 특강을 열기도 했었다. 그렇게 시작된 정보사회의 이해를 제대로 전달 하기 위해서 나는 늘 교재와 여타 분야들을 공부하면서 점점 전문가가 되어가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노력했다.


SNS는 나름의 중독성이 있어서, 트위터는 시간낭비라며, 그 시간에 독서를 하라는 알렉스 퍼거슨 축구 감독의 말에 한동안 멈칫 했던 적도 있었지만, 오히려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일이란 미약한 한명의 개인으로서 얼마나 힘든 것인지를 다시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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