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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옥 Dec 14. 2020

당신의 전 생애를 다 안다면, 그 생을 바꿀 건가요?

나는 내 운명을 사랑합니다. 

“당신은 당신의 전 생애를 다 알고서도, 그 생을 선택할 수 있나요?”

고통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쁨도 선택하는 것 



2016년 컨택트. 감독은 드니 빌뇌브. 루이스: 에이미 애덤스, 이안: 제러미 레너,

컨택트 , 포스터


영화를 보고 테드 창의 소설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다시 읽으려고 찾아 봤는데, 책을 친구한테 준 건지 집안 구석구석을 아무리 찾아도 없다. 영화 컨택트의 원작인 테드 창의 단편 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읽고 나서 한참을 생각하게 했고, 내게 무언가 살아가는 방향을 하나 설정해 준 소설이다. 컨택트는 테드 창의 단편 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 중 “네 인생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영화이다. 원작과는 아주 약간 다른 부분이 조금 있지만 내용의 전체적인 흐름은 거의 비슷하다. SF의 형식을 빌린 철학적인 요소가 아주 많다. 


나는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보고 나서 조금 눈물이 났다. 아마 그것이 내가 어서 책을 다시 찾아서 읽고 싶은 이유였을 것이다. 나는 왜 울었을까? 어쩌면 나는 루이스가 자신의 생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하고, 이안의 사랑을 받아 들이는 장면이 나와 조금 오버랩 되어서, 그냥. 조금. 아주 조금, 벅찼던 것 같다. 테드 창의 소설을 접했을 때, 나는 


“그래. 나도 그렇게 할거야. 나도 미래를 안다고 해도, 그냥 이대로의 인생을 선택할거야.” 


라고 수 번을 생각했고, 아니 다짐했고, 종이에 끄적여 보곤 했다. 그래서 그 기억에, 루이스가 영화의 마지막에 이안의 사랑고백을 받아들이는 장면에서 문득 눈물이 났던 것일 것이다.    


책을 못 찾은 지금, 그렇게 영화를 보고 나니, 뭐라도 좀 정리를 해보고 싶어서, 글을 쓴다. 


(스포일러 있음) 


루이스는 언어학 박사로 외계인과의 소통을 하며, 외계인의 사고를 하게 되고, 자신의 미래를 본다. 루이스는 이안과의 결혼에서 낳은 너무 사랑스러운 딸이 성인이 되기 전에 불치병에 걸려 사망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을 알지만, 이안과의 결혼을 선택한다. 그리고 딸이 아직 많이 어릴 때, 그러한 모든 사실을 알고도 이안과의 결혼을 선택한 자신의 결정을 남편인 이안에게 말하게 되면서, 남편 이안과도 이혼하게 된다. 남편 이안은 루이스에게 


“잘못된 선택을 했다”

고 말하며, 그들은 헤어진다. 


이안이 말한 루이스의 잘못된 선택이란 것은, 이안과 결혼해서 아이가 채 자라기도 전에 남편과 이혼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다 알면서도 이안과 결혼한 것과, 또 그렇게 키운 딸이 성인이 되기 전에 불치병으로 사망을 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아이를 낳은 것을 말할 것이다. 루이스가 선택한 루이스의 인생이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이다. 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다면 그 선택을 하지 않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비극을 선택하는 가? 그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는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루이스는 이안에게 묻는다. 


“당신의 전 생애를 다 안다면, 그 생을 바꿀 건가요?” 



이안은 그 질문에 대한 답 대신, 루이스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그리고 루이스는 이안을 안아주고 그 선택 이후의 모든 미래를 다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받아들인다. 


그리고 이후의 장면에서 이안이 묻는다. 


“아이를 갖고 싶어?”


 “응” 루이스는 이안과의 사이에서 딸을 낳는다. 




비극을 알면서도 그 비극을 선택한 루이스는 정말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일까?



1. 


나는 루이스가 선택한 것이 비단 비극뿐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루이스는 결국은 몇 년 지나지 않아 이혼하게 될 결혼을 받아들이고, 결국은 성인이 되기 전에 죽게 되는 딸을 낳는 것만을 결정한 것이 아니다. 루이스는 이안과 결혼해서 그와의 헤어짐뿐만 아니라, 동시에 그와의 사랑 또한 선택한 것이고, 결국은 불치병에 걸려 죽게 될 딸을 낳기로 선택한 것뿐만 아니라, 그 딸을 낳고 딸과 함께 놀고, 함께 웃고, 함께 지낼 기쁨의 시간도 동시에 선택한 것이다. 




루이스는 그저 자신의 인생을 온전하게 받아들인 것뿐이다. 루이스가 자신의 미래, 인생을 받아들인다는 것은 삶의 고통뿐만이 아니라, 삶의 기쁨까지도 모두 포함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삶은 굉장히 다양한 면모를 가지고 있고, 고통이든 기쁨이든 함께 오는 것이지 결코 혼자 오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비극만을 선택하지도, 또 희극 만을 선택하지 않는다. 그저 그 모든 것을 선택하는 것이고, 내 인생을 선택하고, 또 그 인생을 살아내는 것이다. 










2. 


내 인생은 내가 그 인생을 살아냄으로써, 그때서야 비로서 내 인생이 된다. 내가 어떤 것을 알고 있다는 그 사실 만으로는 그것이 진실이 되지는 않으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내가 실제로 수행하는 순간 그것은 그제서야 진실이 되고, 내 인생이 된다. 그러므로 내가 내 인생을 산다는 것은, (전 생애를 모두 안다 해도) 그 생애에서 오는 모든 기쁨과 슬픔을 오롯이 살아내는 것인 것이고, 그것이 바로 내가 내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이며, 그것은 인생에 대한, 세상의 진실에 대한 나의 의무이다. 또한 이것은 이 세상을 만들고 내 인생을 주관하시는 신을 긍정하는 일이며, 내 삶을 긍정하는 일이다. 



나는 내게 주어진 삶을 따라 그저 최선을 다해 걸어가는 것뿐이지, 그 어떤 결과도 내가 스스로 만들 수는 없다. 그러기에 결과를 알고 모르고는 내가 어떤 길을 걸어나가는 것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없다. 



나는 그저 순간을 살고, 선택에 최선을 다하고, 그렇게 인생에 헌신하는 것이다.  내가 알고 있는 내 운명에 순응하고, 내 인생을 진실로 만드는 것. 그것이 신의 섭리 하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도리인 것이다. 나는 내 인생에 맞서지 않으며, 내 인생에 순응하고, 받아들이고, 그렇게 내 삶에서 오는 모든 슬픔과 기쁨을 긍정해야 하는 것이라고 믿는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내게, 아무리 그 안에 기쁨과 행복이 있다고 한들, 결국은 아주 비극적인 결말을 안다면, 그대로 살아 낼 것인가? 에 대한 질문을 한다면, 나는 이 질문에 다시 한번 



“그렇다”, 



라고 답하고 싶다. 



나는 사실 인간의 어떤 인생도 완전한 해피엔딩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선택의 결말이 누군가의 시선으로 보기에 비극이라고 한들, 그것은 그냥 그들의 시선에서 그렇게 보일 뿐이지, 실상은 별다르게 특별할 것도 없고, 그다지 특별하게 슬플 것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모든 인간은 죽고, 우리는 모두 언젠가는 죽을 줄을 알면서도 세상을 산다. 그것도 대체로는 열심히 산다. 그러나 아무리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산다고 한들 죽지 않는 인생을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어떠한 인간 관계라도 사별을 경험하지 않는 관계는 없으며, 그 끝이 더 빨리 오느냐, 늦게 오느냐의 차이에 불과할 뿐이다. 인위적으로 내가 소중하게 여기는 어떤 관계를 일부러 깨지 않아도, 결국 인간은 죽음으로써 헤어지게 된다.  




그러므로 어떠한 인생도, 어떠한 관계도 완벽하게 해피엔딩이란 있을 수 없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내가 어떤 선택을 함에 있어서 나의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은, 그 끝이 해피엔딩으로 끝나는가,가 아니라, 지금의 이 감정이 진심이고, 이 관계가 오로지 진실하며, 우리가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고, 순간을 즐기고, 또 행복한가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렇다면, 굳이 그 결말이 (누군가의 시선으로) 해피엔딩이 아니라는 것을 미리 안다고 해도, 나는 그 선택을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그리고 테드창의 소설, “네 인생의 이야기” 를 읽으면서 내게 했던 질문을 다시 해 보았다. 나는 만약 남편이 3년 뒤에 죽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그와 결혼했을까? 아니 그보다 더 전에, 그가 나를 보고 좋다고 하고, 그 이후 결혼하자고 하며 만남을 제안할 때, 나는 그 2년의 연애를 시작했을까? 그리고 그렇게 결혼식을 올리고, 아이 둘을 낳았을까? 


정말 나는 그 이후 펼쳐질 내 모든 미래를 다 안다고 해도, 루이스 같은 선택을 할 수 있을까? 


나는 그 질문에 오늘도



“그렇다.” 


라고 자답했다.  




그리고 나는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고 다짐한다. 결말에 상관없이 그것이 내 인생에 소중한 것이라면, 그것을 수행하는 기간 동안 내가 충분히 행복하다면, 나는 그 것을 선택할 것이다. 어차피 인생은 죽음으로 귀결되는 것이므로, 어차피 이 땅의 인생에서 완전한 해피엔딩이란 없으며, 그저 내 안에 일어나는 그 어떤 기쁨과 슬픔도 용기 있게 받아들이는 나름의 베짱을 길러가는 과정이 내가 살아가면서 지녀야 할 자세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결과는 내가 어떤 선택을 한다고 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며, 내 선택의 문제가 아닌, 내 영역이 아닌, 신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내 인생에서 어떤 특정한 결말을 고집할 수 있는 능력이나 자격이 없다. 







나는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서 자신의 모든 미래를 알고서도 그 미래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루이스의 자세가 참 숭고하다는 생각을 했다. 어떤 행동을 했기 때문에 어떤 운명이 된다고 믿는 것이 아니라, 어떤 운명인지 상관없이 가야 할 길을 가는 것이, 진실로 내 운명을 긍정하는 바람직한 삶의 자세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남편을 일찍 떠나 보낸 내 삶을 사랑하고, 무척이나 사랑스러운 내 아이들 둘을 너무 사랑하며, 이 모든 것을 받아 들일 수 있는 나를 사랑한다. 나는 내 삶이 어떤 과정을 밟게 되든지 상관없이 그저 최선을 다해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고, 그러한 삶의 자세가 바로 내가 내 삶을 긍정한다는 증거인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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