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어쩌지...

by 도르가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 아침


오후에 지인 아이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문자를 받았다. 이제 막 스무 살을 넘긴 아이인데 무슨 이유인지 스스로 이 땅과의 이별을 선택했다고 한다. 각별한 사이였는지라 머리가 하얘졌다. 꽃다운 나이라는 말이 잔인하게 느껴진다. 제대로 꽃도 피워보지 못하고 떠난 아이의 얼굴이 떠올랐다. 밝은 기억보다 어두웠던 얼굴이 먼저 떠올라 마음이 더 무거웠다.

어릴 적부터 자존감이 많이 낮았던 아이였다. 잘 웃었지만 그 웃음이 늘 애써 보이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마음 한구석이 늘 쓰였는데 갑작스러운 소식에 마음이 '툭'하고 떨어졌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부모의 얼굴이 겹쳐졌다. 축 늘어진 아이를 마주했을 그 순간을 어떻게 견뎠을까.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무너져 눈물이 난다.


아마도 자책과 원망, 절망이 한꺼번에 몰려왔을 것이다. 하지 못한 말, 더 살피지 못한 순간들이 끝없이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나는 마음속으로 계속 되뇌게 된다. 누구의 책임도 아니라고. 누군가의 잘못

으로 설명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사랑이 부족해서도 관심이 모자라서도 아니다. 어떤 고통은 너무

깊어서 혼자서도 견뎌내기 버거운 순간이 있었을 뿐이다. 이럴 때 뭐라고 말을 할 수 없어서 침묵하게 된다. 위로하려는 말조차 조심스러워지고, 그저 먹먹해진다.



애도는 잊는 것이 아니라, 함께 머무는 일


애도는 특별한 의식이 아니다. 충분히 슬퍼하는 일이다. 울고 그리워하고 그 시간 속에 머무는 일이다.

우리는 종종 '이제 그만 잊어야지.', '강해져야지'라는 말로 슬픔을 서둘러 정리하려 한다.

하지만 슬픔을 건너뛰면 그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마음 한쪽에 남아 우리를 계속 붙잡는다.

사랑했던 사람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이 나는 건 약함이 아니다. 그만큼 깊이 사랑했다는 증거다.

기억이 자꾸 떠오르고 마음이 무너지는 순간이 반복되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이다.

애도는 속도도 정답도 없다. 누군가는 몇 달을 울고 누군가는 몇 년을 견딘다. 중요한 것은 그 시간을

억지로 밀어내지 않는 것이다. 애도는 상실을 없애는 일이 아니다. 상실은 사라지지 않는다.

충분히 슬퍼한 기억은 상처로 남지 않고 삶의 한자리에 조용한 흔적으로 남는다.

그 흔적은 우리를 붙잡지 않는다. 대신 우리가 여기까지 살아왔다는 증거가 된다.


우리는 위로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보다 지금 얼마나 아픈지를 함께 인정해 주는

일이 먼저다. 설명하려 하지 않고, 판단하지 말고 그냥 곁에 머무는 것, 그것으로 충분한 애도가

될 수 있다. 상처는 우리를 과거에 묶어두려 한다. 흔적은 앞으로 나아가 살게 한다. 잃어버린 것을 떠나보낼 수 있을 때, 우리는 다시 새로운 것을 향해 시선을 돌릴 수 있는 힘이 생긴다. 오늘은 이 사실을 조용히

마음에 두고 그 가정을 위해 아무 말 없이 기도해 본다.


#상실과애도 #꽃다운아이 #먹먹함 #오늘도글을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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