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린다고 부러지지 않는다

오늘이 나에게 전하는 말 -4 '바람에 먼지처럼 내 어깨에 앉은 말'

by 도르가


바람에 실려 온 말들

아침 설거지를 하다 갑자기 드는 생각이 있었다. 바람이 불면 내 어깨 위에 수많은 말들이 내려앉는다.

우리는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든, 말과 말 사이에 떠다니는 작은 기운을 피할 수 없다.

편한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였든 불편한 자리에서 나눈 이야기였든 그때는 그냥 그렇게 흘러 보냈는데

어느 날 내 어깨에 내려앉은 말들이 떠올라 내 마음에 궁금증을 일으켰다.

어떤 말은 목에 가시가 걸리듯 불편했다. 어느 말은 웃음이 떠올라 혼자 배시시 웃고 있다. 내 어깨 위에 앉은 말들은 오랫동안 머물지 않고 금세 딴 생각으로 급히 사라져 버린다. 아마도.... 바람에 실려와 먼지처럼 사라지려고 그러나 보다. 그때 나는 둥둥 떠다니는 먼지 같은 말을 잡았다. 내가던지 말이 아니어도 붙잡아 내 것으로 만들어 소화시켜야겠다.


말에는 힘이 있다. 내가 무엇을 잡느냐에 따라 내가 성장할 것인지, 주저앉을 것인지 결정이 된다.

글을 쓰겠노라고 다짐을 하고 난 후 나에게 생긴 증상이다.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고 싶어 선택한 삶은

나를 다시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해주었다.


말에는 무게가 있다.

나는 말은 마음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말이 글이 되고 글은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대화를 하거나 글을 쓰면서도 나의 이야기와 글을 듣고 읽으면 누군가는 그 말을 마음에 서랍 속에

저장을 해놓는다. 누군가가 나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하거나 상대를 생각만 해도 기분이 나쁜 경우

굳이 내 스스로 내 마음에 서랍에 넣어둘 필요가 없는 것이다. 바람 속에 떠다니는 말은 먼지처럼 내 어깨에 내려앉지만, 내가 잡은 말에는 무거운 추가 달려있어 내 마음 깊숙이 가라앉아 있다. 언제 어느 곳에서 이 녀석이 나올지 모른다. 긴장하지 않으면 어느 날 툭 하고 튀어나와 나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기도 하는 말은 나를 참 힘들게 하기도 한다.


갑자기 튀어나온 말

떠다니는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내 마음이 선택한 말에만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성경 말씀에 '우는 사자가 두루 돌아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 말씀은

내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이 항상 들어오려 하니 늘 조심해야 한다는 말에도 통한다고 볼 수 있다.

내 마음을 지키는 것은 소중하다. 오늘까지 고명환 작가님의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를 다 읽었다. 사색 중에 떠오른 생각을 써놓지 않으면 날아가 버린다고 한다.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금방 날아가 버려서 요즘은 생각이 떠오르면 메모장에 짧게 메모를 해놓는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그때 그 감정을 생각하면서 짧은 글을 써놓기도 한다. 이렇듯 갑자기 튀어나온 생각을 내 입의 말로 정리를 하고 다시 그것을 글로 쓰는 작업을 하면 완전한 내 것이 된다고 한다.


내 안에서 나온 생각을 내 손으로 쓰고

내 눈으로 읽은 후에 다시

내 뇌로 생각하는 순간 한 단계 성장한다.

이것이 생각의 선순환이다.

'고전이 답했다.

마땅히 살아야 할 삶에 대하여 237페이지 -


바람에 실려온 말들이 내 어깨에 먼지처럼 앉더라도 마음에 담아두지 말자.

그 말로 인해 내가 잠시 흔들릴 수 있고, 불안할 수 있고, 우울하고 슬퍼할 수 있지만, 그것도 내 것이

인정하면서 받아들인 다면 나는 다시 일어설 수 있다.

흔들리면 어떠랴.... 부러지지 않으면 된다. 흔들리는 들꽃이 더 아름답다.....

거센 바람에도 다시 일어나는 들꽃이 더 강인하다. 나는 들꽃보다 더 아름다운 나이다.





매거진의 이전글오늘을 버틴 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