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올해 나를 가장 지치게 한 요소

지쳤다는 것은 약해진것이 아니다

by 도르가

무엇이 나를 지치게 했을까

우리는 저마다 오늘도 길을 걸어가고 있다. 2025년 1월 1일 나의 걷기는 시작이 되었다. 평소 계획하지 않는 무계획을 하고 있는 나는 무엇을 해야겠다고 생각을 하면 조금의 망설임 없이 잠시 숨을 고른 후 내가 선택한 것을 시작한다. 어쩌면 무모한 도전을 하는 것이 나의 계획일 수 있다. 새해가 떠오르면 수많은 계획과 실행을 사람들은 하고 있다. 12월이 되면 그때 다짐하고 선택했던 일들이 얼마나 이루어졌는지는 각자가 판단하겠지만, 때론 작심삼일로 끝나버리는 수많은 선택을 반복하고 있지는 않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작심삼일로 끝나버린다는 것은 지친다는 것이다. 길을 걸을 때, 산을 오를 때, 여행을 갈 때, 운전을 할 때처럼 우리는 늘 움직임 속에 살고 있다.


가만히 멈춰 있을 때보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을 때 더 쉽게 지칠 수 있다. 나의 에너지를 넘어서면 맥이 풀리고 그 자리에 주저앉게 된다. 그건 정상적인 것이다. 나의 보폭만큼 나의 에너지만큼 가야 할 길을 욕심을 내서 가다 보면 당연히 쉽게 지친다. 그래서 '아주 작은 반복의 힘에 스몰 스텝'이 중요한 것이다.

조금씩 걸어가야 할 거리를 욕심내서 처음부터 뛰어간다면 얼마 못 가서 주저앉아 버리지 않도록 나의 몸을 잘 관리해야 한다.


감정이 피곤하다

지치게 하는 요소 중 가장 단연코 1등은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예고가 없다. 미리 알려주면 좋으련만, 준비되지 않은 나에게 갑자기 날아오는 펀치처럼 피할 틈도 없이 정확히 들어온다. 복싱을 미리 배워둘 걸 하는 후회가 드는 순간이다. 아이고! 젠장! 정신없이 맞은 감정은 잠시 녹다운 되어 뻗어 버린다. 작년이 그랬다. 대학병원 일을 하면서 순간순간 날아오는 펀치에 한참을 정신 못 차리고 있는데, 여기저기 필요한 내 손길에 나는 정신없는 병원 생활을 했었다. 꾹꾹 눌러 놓고 나중에 두고 보자는 생각도 했었다.

나는 움직임이 적은 성격을 가지고 있다. 요란한 것을 싫어하고, 사람이 많은 곳도 싫어한다. 20대에 번쩍

거리는 곳에 한번 간 적이 있는데,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았다. 회사 회식 후 간 곳은 '나이트클럽'이었다.

번쩍이는 불빛 아래 뜨거운 프라이팬 위에서 뛰는 것처럼 노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 눈에는

앗! 뜨거워 앗! 뜨고 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 자리를 빨리 나온 적이 있다. 그러고 보니 그래서 운동이 싫은가 보다.


사람이 많은 곳에는 말도 많이 있다. 여자들이 많은 대학병원은 에너지가 정말 많이 쓰이는 곳이다.

그곳에서 나는 사람들의 심리와 감정을 많이 보게 되었다. 쓸데없는 감정을 만들고 소모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것을 좋다고 하지 않고 나쁜 것은 더 나쁘게 해서 무리를 지어 사람을 마르게 하는

경험을 해본 곳이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다시 나의 감정은 '학씨'아저씨가 잠시 되어 버린다. 하하!


나는 평탄한 길을 걷고 싶은 사람

나는 늘 평탄한 길을 걷고 싶어 한다. 돌부리에 걸리지 않고, 굳이 마음을 다치지 않아도 되는 길을 좋아한다. 그러나 현실은 늘 예상치 못한 굴곡을 보여 주고 있다. 말 한마디, 시선 하나, 의도 없는 행동, 타인의 감정이 스치듯 던져놓은 무게들을 마주할 때가 많이 있다. 이럴 땐 좋은 신발이 필요하다. 걸어도 걸어도 피곤하지 않은 신발을 신으면 덜 피곤하기 때문이다. 나에게 스치듯 던져놓은 무게들을 예전에는 회피하거나 그냥 막무가내로 마주 대했다.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그것이 나의 최선이었다. 그런데 회피도 한두 번이지, 피할 길을 주신다는 성경의 말씀이 있지만, 피하지 못하면 즐겨보자고 생각이 바뀌기도 했다. 아니면 그냥 우산 없이 세찬 비바람을 맞아 버리는 것이 나을 듯 했다. 피하지 않고 마주하다 보면 맷집이 생긴다. 맷집은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다는 것이다. 사는 것이 모두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나서는, 내가 세웠던 계획은 무계획으로 길을 가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오늘도 평탄한 길을 걷고 싶다는 기도를 하고 있다.


걷다가 지쳤다는 것은 약해졌다는 것이 아니다

50대 중반이 되니 이제는 좀 알게 된다. 지쳤다는 것은 내가 약해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열심히 걸어왔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지쳤을 때는 잠시 신발을 벗고, 양말도 벗고, 잠시 쉬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완전 강추! 괜찮다는 고집을 피우다가는 얼마 못 가서 큰 코를 다칠 수 있으니, 싸인이 왔을 때는 무조건 쉬어 가야 하는 것이다. 쉬어가는 길목에 앉아 있으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고, 들리지 않던 소리가 들릴 것이다.어렴풋이 알았던 그 어떤 것들도 자세히 보면 내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 더 알 수 있게 된다. 나의 내면에서 말하는 소리가 듣고 싶은가? 그러면 지금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라는 것을 잊지 마시길.


올해는 참 감사한 날들이 많다

넘실대는 감정을 어찌할 줄 몰라서 헤매고 빠졌던 시간들이 많은데 올해를 뒤돌아보니 감사한 것이 너무

많다. 이미 치른 고생 총량의 법칙이었을까? 어린 나이에 환경의 어려움으로 빨리 죽고 싶다는 13살 소녀의 눈물을 주님이 들어 주신 걸까? 내 곁에는 왜? 아무도 없다는 외로움의 외침도 귀 기울여 들어 주신 것 같다. 올해는 휘둘린 감정이 또렷이 생각나질 않는다. 사람의 말과, 표정, 상대의 기분은 그는 그러고, 나는 나였다. 사람으로 만들어진 하루의 방향이 되질 않았다. '그러거나 말거나'라는 말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정말 '그러거나 말거나' 나와는 상관없는 것에 선을 그어 버리니 마음이 편했다. 올해는 내가 나를 존중해 주며 살아온 시간이 많았다. 지치면 쉬었고, 궁금하면 도전했다. 뭐든 성실하게 일관성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 올해는 잘 살아왔다. 이런 날도 있어야 살아가는 맛이 있지 않을까? 감사합니다.

새해 튼튼한 신발을 다시 준비해야겠다. 지치지 않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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