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올해 내가 가장 잘한 일

매일 글을 쓴다

by 도르가


나무에 대해 알고 있나요


올해를 돌아보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은 어떤 특별한 순간이 아니다. 상을 받거나, 누군가에게 크게 인정 받거나, 눈에 띄는 성과를 발표하는 그런 것은 없었다. 대신 하루하루를 쪼개어 살았던 시간들이 있었다.매일 왕복 3시간을 인천까지 공부하러 다녔다. 정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불어도 매일 다녔다. 난생처음 들었던 캐드라는 것을 배우기 위해 컴퓨터 앞에서 씨름을 했다. 정원의 설계 도면을 울면서 배웠다. 선 하나 제대로 긋지 못해 곤혹을 치렀다. '이걸 제대로 할 수 있을까?' 고민도 많이 했다. 책을 펼치고, 문제를 풀고, 암기를 하고 연습을 하고 이석증이 재발해서 눈앞이 빙글빙글 돌아도 매일 공부를 했다. 학교 다닐 때 이렇게 공부를 했다면 내 인생이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경산업기사' 드디어 자격증을 손에 쥐었다. 뿌듯했고 자랑스러웠다. 스스로를 대견하면서 나는 다시 두 번째 자격증을 준비했다.


신구대 식물원

이번에는 분당이었다. 매주 화요일 아침부터 8시간을 공부했다. 회사일과 병행해야 했기에 힘든 것도 있었지만, 하나의 자격증을 손에 쥐고 얻은 매일의 힘이 나에게 힘을 주었다. 포기하지 않고 가면 언젠가 도착하는 매일의 힘. 여러 권의 책을 받았다. 아이구나! 세상에! 너무 많다. 첫날부터 겁을 잔뜩 먹었다. 과목마다 나무의 종류와 특성 나뭇잎의 모양과 구성요소, 곤충과 벌레를 보고 배우니 딴 세상에 온 것 마냥 재밌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세상은 배울것이 정말 많다. 그동안 전혀 몰랐던 딴 세상을 다시 배운다는 흥분에 먼 거리를 앞집 가듯 운전했다.


6개월 동안 애정을 쏟았던 장소이다. 매주 꽃과 나무를 보면서 성격과 특성을 하나씩 배워갔다. 직접 벌레도 잡아보고 나무에 구멍도 뚫어보고 첫 번째 따놓은 조경산업기사 자격증과 달리 수목치료사는 좀 더 세밀한 공부를 할 수 있었다. 6개월 동안 봄, 여름, 가을을 만났다. 천녀에 한번 핀다는 소철꽃도 보았다. 꽃과 나무를 좋아하는 내 취미는 우리 집 베란다를 화초로 채웠는데, 매주 식물원은 나에게 소풍 같은 장소였다. 공부가 재밌다. 11과목을 외우는 것은 정말 어려웠다. 젊은 나이라면 금방 외워질 것들이 보고 또 보고 외우고 또 외우고, 돌아서면 내 머릿속에 지우개가 있는지 그게 뭐였지?를 반복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10월에 나는 두 번째 자격증을 땄다. '수목치료사 자격증' 참 잘했어요. 도장을 받은 기분이다.




쓰고 싶다는 기도, 그리고 매일 쓰는 나


올해 또 하나의 변화는 멈추었던 글을 다시 쓴다는 것이다. 예전 방송작가를 했었지만, 내가 쓰는 대본에 대해 큰 자부심이 없었다. 여러 개의 프로그램을 했다. 많은 패널들을 섭외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던 시간이었다.아직도 내 컴퓨터와 메일 안에는 출연자와 대본을 주고받은 것들이 한 꼭지에 저장되어 있다. 가끔 그것을 보면서 '언젠가 다시 꼭 글을 써야지', '내 이름이 들어간 책을 써야지'했던 다짐이 생각났다. 초심의 마음으로 하나하나 배워가면서 글 쓰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주 날것의 글이라도 매일 쓰면서 '작가'라는 이름을 찾아가고 있다. 매일 글을 쓴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나는 나를 충분히 칭찬한다. 자격증을 공부하던 나와, 글을 쓰는 지금의 나는 같은 사람이다. 포기하지 않고, 조용히 나의 자리에서 오늘도 나는 글을 쓴다.


매일 했던 말들


공부하다 힘이 들면 입으로 선포했던 말이 있다. 사이토 히토리의 '1퍼센트 부자의 법칙' '일천 번의 법칙'을 외쳤다. "정말 감사합니다." "나는 참 행복해." "못할 것도 없지." "난 참 풍족해."를 매일 말했다.

시험 치는 시간이 다가올수록 나는 매일 좋은 말을 반복하고 또 했다. 나에게 '넌 할 수 있다고" 아자아자!

포기하지 않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배운 25년,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니 내년에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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