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시간들
손으로 쓰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25년! 내가 했던 선택이 의미있는 선택이였다는 것을 글을 쓰면서 느끼고 있다.
필사를 시작하면서 왜 필사를 해야 하는지 여러 SNS에서 알려주기도 했다. 기독교인들은 성경을 읽는다.
그런데 왜 같은 말씀인데, 눈으로 읽을 때와 손으로
쓸 때가 다른가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사람들이 있다.
손으로 글자를 따라 쓰면 뇌는 훨씬 더 깊은 반응을 한다. 필사는 단순한 베끼기가 아니라, 시각, 운동, 언어영역을 동시에 사용하는 고도의 집중 활동이다.
이 과정에서 뇌의 해마가 활성화되고 기억력과 이해력이 함께 자라난다. 말씀이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문장은 정보가 아니라 '경험'이 된다고 한다.
뇌의 기억, 마음이 가라앉는 글쓰기의 힘
손 글씨를 쓸 때 뇌에서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분비가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두 가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행복 호르몬'이자 감정을 조절하는 핵심 물질이다. 필사를 하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불안이 줄어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국의 작가 줄리아 캐머런(Julia Cameron)은 『아티스트 웨이』에서 매일 손으로 글을 쓰는 모닝 페이지를 통해 “생각이 정리되고 감정이 정화되며, 창의성이 회복된다"라고 말했다. 하루에 몇 줄이라도 손으로 쓰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기감정을 더 잘 인식하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고 한다.
1년 동안 필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요즘 유행하는
긍정 확언처럼 나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과 믿음이 생겼다. 책상에 쌓인 필사 책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좋아하는 책이 있다면 필사를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잊혔던 이름, 다시 불린 이름 -작가
나에게도 다른 이름이 하나 있었다.
한때는 자연스럽게 불렸지만, 세월 속에서 색이
바랬던 이름, 바로 '작가'였다. 방송국에서 일하던 시절, 사람들을 종종 만날 때가 있다. 그 사람들은 여전히 나를 '작가님'아라고 부른다. 그 소리를 들을 때마다 옷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살짝 불편한 마음이 들었다. 마음속에는 늘 나도 다시 쓰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지만, 이미 색이 바랜 이름이라 간혹 불릴 때마다 꿈틀거리는 마음을 잡고 있었다. 하고 싶은 것은 해야 하나보다. 올해 나는 다시 '작가'가 되고 싶다는 선택을 했다.
나 자신이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걸 알았기에, 나는 용기를 내서 다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분명 내 안에 잠자는 거인이 있기에 슬쩍 슬쩍 흔들며 내 안에 거인을 깨우고 있다.
2015년, 한 번 떨어지고 잊어버렸던
브런치 작가 도전. 10년이 지나 다시 도전했고,
12월 4일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 성경 필사는 나를 말씀 앞으로 데려갔고, 글쓰기는 나를 나 자신 앞으로 데려왔다. 나는 매일 브런치에 글을 올리고 있다. 매일 2개씩 꾸준히 글을 쓰며, 내 안에 잠자고 있는 거인을 만나고 있다. 나에게 말해 주고 싶다.
'윤주 작가님 파이팅!
함께 쓰는 기적, 필사의 변화는 계속된다
오랜 인연 중 KBS 신은경 아나운서님과의 인연을 쓰고 싶다. 신은경 권사님은 기독교인데, 예전 방송작가 시절 내가 하는 프로그램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방송국에서 종종 만나는 사이였다. 오랜 팬이기도 했었다.
시간이 흘러 작년 9월 권사님께서 시편, 잠언 필사
책을 출간하였다. 마침 성경 필사에 관심이 있던 터라
권사님께 연락을 하고 함께 할 필사단을 모집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10월 50명의 필사 단과 함께 1기 시편 필사를 시작을 했다. 그 후로 올 12월까지 12권의 필사 책이 완성이 되었다.
1년 동안 매일 한다는 건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신은경 권사님과 함께한 말씀 필사, 매달 사람들을 모아
영적인 훈련을 이어온 시간은 기록이 아니라 내 안에 영광스러운 흔적으로 남았다. 살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났을 때 어느 날 내 안에서 주는 힘! 그것이 성경 필사의 힘인 것을 많은 사람들이 경험해 보았으면 좋겠다.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 아프리카 속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