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8월, 브런치 작가가 되었다는 통보를 받았었다. 별것 아닌 것 같았지만 나에게는 의미가 있었다. 첫 지원에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한 번에 합격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으나 막상 떨어졌을 때, 브런치 작가가 되려면 얼마나 글을 잘 써야 필요한 것인지 알 수 없어 막막했다. 하지만 포기보다는 오기가 생겨 재도전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글을 쓰더라도 조금 더 진솔하고 성의 있게 썼다. 블로그에도 꾸준히 글을 썼다. 단기간으로는 합격은 어려울 거라 생각을 하고 기반 다지는데만 집중했다. 그런데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2번째 도전만에 합격을 했었다. 글쓰기를 얼마나 하고 싶어 하는지 그리고 꾸준히 하고 있는지에 대한 표현만 잘 되면 누구나 가능하다고 느꼈다. 큰 일은 아니지만 기쁜 마음에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저녁을 먹었던 좋은 기억이 있다.
설렘과 꾸준함
블로그나 SNS 누구나 글을 쓰고 공개가 가능하지만, 브런치는 작가가 되어야만 글 공개가 가능하다는 스페셜함이 있어 조금 더 설레었고 꾸준하게 글을 쓰게 되었던 것 같다.
글을 쓰는 장소는 대부분 회사 출퇴근 셔틀버스 안이었다. 이전에는 인터넷과 유튜브 등을 보는 시간이었지만 누구에게도 방해받지 않고 집중이 가능한 시간이다.
반복되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글을 쓰기 위한 소재들을 찾기 시작했다. 별 것 아닌 것들도 글로 쓰고 나면 나의 생각이 기록이 되고 의미가 생겼다.
아주 미세하지만 필력도 조금씩 나아진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21년도가 되고 글을 거의 쓰지 않았다.
꾸준함이 정말 어렵다는 것을 느꼈다.
한 번이라도 글쓰기를 게을리하는 순간, 더 이상 쓰지 않게 된다. 글 쓰는 습관보다 안 쓰는 습관으로 돌아가는 것이 훨씬 쉽다. 하루 이틀은 괜찮다며 지나가다 순식간에 몇 개월이 흘렀다. (다행인 것은 일상생활에 글쓰기 소재거리들을 메모를 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는지 꾸준히 했다)
그동안 글 안 쓰고 뭐했을까를 생각하면 그 시간에 잠을 더 자거나 인터넷이나 유튜브였다(다시 콘텐츠를 소비만 하는 무의미한 시간이 된 것이다)
다시 해보자
이전에 썼던 글들을 다시 읽어본다.
그때도 잘 쓰지는 못했지만 지금 쓰면 훨씬 못할 것이다. 하지만 그런 글들도 나에게는 모두 추억이 되고 경험이 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글은 계속 쓰고 싶다. 계속해서 변하는 나의 일상과 생각을 기록하고 싶다. 삶의 공감 가는 이야기들을 쓰고 싶고 사람들에게 공유하면서 좋은 기분을 전파하고 싶다. 잘 써야 하고 꾸준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아야 한다.
내가 글 쓰는 것을 즐겨야 의미가 있는 것이 되고 나의 삶에도 긍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