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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일이 잘 풀릴 때

오늘이 그런 날?!

by 추월차선

따뜻한 5월의 봄날에 가족과 카페에 왔다.

맛있는 스파게티와 스테이크를 점심으로 먹고 나서 마시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모금은 지금의 포만감과 느끼함이 사라지게 만든다. 더 이상 바랄 것이 없이 기분이 좋아진다. 힘들게 일했던 한 주의 피로감이 싹 내려가는 것 같다.


커피를 마시는 곳은 아쿠아 카페라는 이름으로 수족관이 있어 각종 물고기들도 같이 구경할 수 있다. 덕분에 아들도 물고기들을 구경하느라 엄마, 아빠에게 오랜만에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수족관이 있는 아쿠아카페

물론 단순히 시간이 생긴 것 외에도 지금 글을 쓰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전에 곧 이사 갈 아파트의 수리를 위한 인테리어 업체 계약을 다.

인테리어 업체 사장님은 나이는 있으시지만 직접 목공을 하신 분이라 공사에 대한 디테일한 부분을 잘 알고 계시고 다른 업체들에 비해 견적도 높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씀하시는 것이 진솔해 보여 마음에 들었다.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며 소통할 일이 많겠지만 잘해 주실 것이라 생각이 된다(인테리어 공사의 과정에 대해서는 기록을 잘해서 별도로 포스팅을 해보고자 한다) 몇 번이고 방문하고 고민한 끝에 계약을 했고 이제 한 고비를 넘긴 것 같아 마음이 편안해졌다.


두 번째는 현재 전세로 살고 있는 집주인과도 이야기가 잘 풀리고 있다.

우리도 전세를 2년으로 계약을 했으나 이사가 앞당겨지면서 6개월을 남기고 나가게 된 상황이었다. 이런 경우는 세입자가 계약일을 못 채우고 나가기 때문에 집주인이 다음 세입자와 계약하는 복비를 부담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나름(?) 대화가 잘 풀려서 집주인이 복비를 직접 부담하시겠다고 흔쾌히 대답을 해주셔서 적지 않은 돈이 세이브되었다.


세 번째는 지금 순간에 스트레스가 없다.

풀리지 않는 일 때문에 신경 쓰는 것도 없고 가족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별 것 아니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생각해보면 이런 상태가 지속되는 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항상 어디선가 크고 작은 문제나 고민거리가 생기고 해야 할 일들이 있었다. 신기하게도 지금 이 순간은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을 내 자신이 인지하고 있기에 글을 쓰고 있는 것 같다. 물론 출근 전날이 되면 다시 스트레스가 올 수는 있지만 지금은 그런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이것이 행복인가


이것저것 신경 쓸 것 없고 시간에 쫓기는 것도 없이 한량하고 평온한 이 순간, 더 바랄 것이 없다.

시간을 쪼개고 알차게 보내려는 마음을 가진다면 여유가 사라지고 조급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다른 것들을 내려놓고(아들에겐 미안하지만 조금 방치해두었다) 카페 음악과 커피 맛을 느끼는 것에 집중해본다.


여유가 생기니 기분도 좋아지고 흔치 않은 이 순간을 기록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결국엔 다 잘되게 되어 있다


앞으로도 헤쳐나가야 하는 일들은 매우 많겠지만 오늘 같은 행복함과 긍정적인 기운이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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