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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오지 않는 아들에게

by 추월차선

어느 날 밤 아들과 같이 자려고 침대에 누웠다.

아들이 문득 말을 건다.

"아빠, 하품은 나오는데 잠은 안와"

7살 유치원생인 아들은 자기 전에 나와 이야기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


아들에게 무슨 이야기를 하면 좋을까 하고 생각을 하다가 문득 어렸을 때 잠이 안 와서 뒤척였던 기억들이 떠올랐다.

요금은 누워서 스마트폰과 시간을 보내는 일이 대부분이지만 당시에는 그런 것이 없다.

그래서 나만의 방식을 알려주기로 했다.

"그러면 아빠가 했던 방법을 알려줄까?"

"양을 세는 거야?"

"그건 아빠가 해보니까 잘 안되고 다른 것을 알려줄게. 아빠는 잠이 안 오면 제일 친했던 친구랑 놀았던 것들을 생각해. 예를 들어 같이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을 때나 산이나 공원 같은 곳에 가서 곤충을 잡고 놀았던 그런 것들이란다"

실제로 내가 아홉 살 때 제일 친했던 친구와 했던 놀이들이었고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이런 방법을 사용했었다. 그리고 적어도 나에게는 효과가 있던 방법이었다.


"알았어 아빠, 내가 한번 해볼게"

그리고 아들은 잠시 말이 없다.

10초 정도 시간이 지나고 아들이 말한다.

"아빠 이거 효과가 있는 것 같아. 지금 나 잘 테니까 말 걸지 마" 하며 돌아 눕더니 1분도 안돼서 잠이 들었다.


'정말 이 방법이 효과가 있는 것인가' 반신반의하면서도 신기했다. 그래도 도움이 된 것 같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아들이 누구랑 무슨 놀이를 하는 생각을 했을까 궁금했지만 물어볼 틈이 없었다.

아쉬운 대로 내일 잠들기 전에 물어보기로 하며 잠을 청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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