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중심 사고, 문단 구성, 리듬 잡기
글쓰기를 시작하는 많은 이들이 첫 문장부터 막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잘 써야 한다'는 부담감, '내 글이 별로면 어쩌지','글 못쓴다고 지적받으면 어쩌지'라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궁극적인 목표는 '소통'에 있습니다. 완벽한 문장보다는 진정성을 담은 이야기, 화려한 수식과 비유보다는 공감되는 내용이 더 중요합니다.
지난 시간에 이어 글쓰기 세 가지 핵심 원칙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예시는 육아를 하는 엄마를 대상으로 구성했습니다. 각 원칙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이를 잘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1. 독자 중심 사고하기
글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독자입니다. 아무리 좋은 글도 독자가 이해하기 어렵다면 의미가 없습니다. 독자 관심사, 지식수준, 읽기 환경을 고려한 글쓰기가 필요한 이유입니다.
1.1 독자 관심사 파악하기
-짧은 문장-
(X) "아동 발달 이론에 따르면 12개월의 영아는..." (O) "돌이 지난 우리 아이, 이런 행동이 궁금하셨죠?"
-중간 길이 문장-
(X) "영유아기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의 발달단계별 특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O) "아이가 밥을 던지고, 짜증을 내고, 고집을 부릴 때, 그건 모두 우리 아이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랍니다."
-긴 문장-
(X) "본 연구에 따르면 12-24개월 사이의 영아들은 대소근육 발달과 더불어 인지능력이 급격히 발달하는 시기로, 부모의 적절한 상호작용이 요구됩니다." (O) "이제 막 걸음마를 시작한 우리 아이는 호기심이 가득한 탐험가가 되어,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만지고 맛보고 던져보면서 세상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1.2. 독자 상황 고려하기
-짧은 문장-
(X) "매일 독서하세요."
(O) "틈새 독서로 시작해요."
-중간 길이 문장-
(X) "하루 최소 3시간은 글쓰기에 투자해야 합니다."
(O) "아이 낮잠 시간 동안 일기 한 편 완성할 수 있어요."
-긴 문장-
(X) "전문가들은 작가 지망생들에게 매일 아침 일정 시간을 정해놓고 글쓰기에 전념할 것을 권장합니다." (O) "설거지하며 떠올린 생각, 아이 등원길에 본 풍경, 장보기 중에 들은 대화까지, 우리의 일상은 글감의 보물창고예요."
2. 문단 구성
문단은 글의 뼈대입니다. 잘 구성된 문단은 독자가 글을 쉽게 이해하고 따라갈 수 있게 도와줍니다. 효과적인 문단 구성을 위해서는 다음 세 가지 원칙을 기억해야 합니다.
한 문단에는 하나의 핵심 생각만 담기, 문단 간 자연스러운 연결, 적절한 문단 길이를 유지해야 합니다.
2.1 문단 구성하기
(예시)
"우리 아이는 요즘 그림 그리기를 좋아한다.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도 좋아해서 매일 놀이터에 가자고 조른다. 그런데 미술 학원에 다니는 친구의 엄마가 미술 교구를 추천해 줬다. 놀이터에서 만난 다른 엄마는 체육 학원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미술과 체육 모두 아이의 발달에 중요하다고 한다. 내일은 미술 학원을 알아보러 가기로 했다."
2.2 수정된 예시
-짧은 문장-
"우리 아이는 그림 그리기에 푹 빠졌다. 크레파스를 들면 한 시간도 더 앉아있다. 식탁, 거실 벽, 심지어 동생 얼굴에도 그림을 그린다."
-중간 길이 문장-
"그림 그리기는 아이의 소근육 발달에 도움을 준다. 아이는 크레파스를 쥐고 동그라미를 그리면서 손가락 근육을 키운다. 이런 반복적인 활동이 쓰기의 기초가 된다고 한다."
-긴 문장-
미술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그림을 그릴 때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하되, 때로는 테두리 안에 그리기나 점선 따라 그리기 같은 활동을 통해 집중력과 정교한 손동작을 연습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해 주셨다."
3. 글의 리듬감
문장 길이와 구조를 다양하게 배치하면, 글에 리듬감이 생기고 읽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또한 각 문단이 하나의 주제에 집중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하면, 글의 전체적인 흐름이 매끄러워집니다.
3.1 단조로운 리듬
(예시) "아이가 아침에 일어났다. 아이가 밥을 먹었다. 아이가 유치원에 갔다. 아이가 놀이를 했다. 아이가 점심을 먹었다. 아이가 낮잠을 잤다."
3.2 수정된 예시
-짧은 문장-
"아침 7시. 눈을 비비며 일어난 우리 아이. 하품과 함께 시작되는 하루."
-중간 길이 문장-
"아이는 서둘러 아침을 먹고 유치원 가방을 멨다. 현관문 앞에서 신발 신는 걸 도와주는데, 갑자기 안아달라며 떼를 부린다."
-긴 문장-
유치원에 도착해서 친구들과 신나게 놀이를 하고, 선생님과 함께 점심을 먹고, 동화책을 들으며 낮잠을 자다가, 간식을 먹고 집으로 돌아오기까지, 우리 아이의 하루는 마치 작은 모험처럼 다채롭게 흘러갔다."
글쓰기는 아이를 키우는 것과 비슷합니다. 처음에는 서툴고 불안하지만, 하루하루 조금씩 성장하며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줍니다. 완벽한 글을 쓰려고 애쓰기보다는, 진실한 마음을 담아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배운 세 가지 원칙인 독자 중심 사고, 문단 구성, 글의 리듬감은 독립적이면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이 원칙들을 한 번에 모두 적용하려 하기보다는 하나씩 해보는 걸 추천합니다. 매일 차근차근 연습하다 보면, 의도치 않게 세 가지를 다 활용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